“질서에 편입하려 센 놈들 따라다녔다” 김부겸, 학폭 가해 고백

2015년 출간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에서 ‘왕따’ 가해 사실 털어놔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달 16일 임시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시 종로구 금융연수원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유년시절 일화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왕따’ 가해자였다고 고백한 것으로 3일 뒤늦게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2015년 출간한 팝 칼럼리스트 김태훈씨와의 대화록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에서 “요즘 왕따라고 해서 아이들끼리 편을 만들어 누군가를 괴롭히는 문화가 있는데, 과거에도 유사한 일들이 많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60년대 대구 근처에 미군 부대가 많았다. 당연히 혼혈아도 있었다. 중국 화교 출신들도 제법 있었고, 이북에서 피난 온 사람들도 많았다”고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이어 김 후보자는 “아이들끼리 몰려다니면서 ‘짱꼴라’, ‘아이노쿠’ 그렇게 부르며 놀렸다. 구슬치기하면 구슬 뺏고, 괴롭히고, 이런 짓을 몰려다니면서 한 것”이라고 적었다. ‘짱꼴라’는 중국인, ‘아이노쿠’는 혼혈아를 비하해 일컫는 표현이다.

김 후보자는 “나도 시골에서 올라온 처지라 질서에 편입하기 위해 당연히 센 놈들을 따라다녔다”며 “부끄러운 가해자 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못난 풍습이 이어지고, 이게 무슨 문화라고 계승되어 오늘날 왕따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며 “내가 강자 편에 속하지 않으면 내가 당할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에 가해자 편을 드는 것은 민주 시민으로서의 존엄과 주체성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북 상주 출신인 김 후보자는 대구초, 대구중, 경북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정치계 입문해 16·17·18·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16일 김 후보자를 신임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정은나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