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과잉방역 질타를 받은 육군이 논산 육군훈련소를 포함한 모든 신병교육기관에서 입영 첫날부터 샤워를 허용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육군은 이날 오후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주재로 열린 방역관리체계 개선 중간점검 회의에서 이같이 방침을 정하고 오는 3일부터 즉각 시행하기로 했다.
현재 신병들은 훈련소 입소 시 2일 차와 10일 차 등 두 차례에 걸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있다.
육군은 감염 방지를 이유로 과거 2차 PCR 검사 결과가 나온 이후인 입소 10일 뒤에야 샤워를 허용하다 최근에는 1차 검사 결과가 나오는 3일 차부터 씻을 수 있도록 나름대로 '개선'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매주 평균 3천500여 명이 입소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이런 지침이 장병들의 기본권이 심각하게 침해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폭로'와 함께 청결이 최우선인 방역 차원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아예 입영 당일부터 샤워를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꾼 것이다.
군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일정 시간을 정해놓고 샤워 시간을 분리하는 방식 등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육군본부는 예방적 격리조치에 들어간 훈련병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온수 샤워가 가능한 급수 및 샤워시설을 추가로 긴급 설치할 계획이다.
문제가 불거진 화장실 이용 문제 개선을 위해 이동식 화장실와 함께 야외 간이세면장 등의 시설물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격리병사에 대해서는 평일 일과 중에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취침 시간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도 없앴다.
부실급식과 관련해서는 "자율배식이 제한되는 격리 장병에게 선호메뉴가 부족하지 않도록 우선적으로 충분하게 배식하고, 이를 현장에서 간부가 직접 확인하고 감독하는 체계를 갖춰 시행하고 있다"고 육군은 설명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지난달 28일 공식 사과한 남 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용사들이 합리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방역관리체계를 속도감 있게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육군은 오는 9일까지 방역관리체계를 '제로 베이스' 수준에서 집중진단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도록 방역관리체계를 재정립한다는 방침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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