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7년간 노동운동 투신
3수 끝에 당권 잡아… 소신파 꼽혀
강병원 등 최고위원 대부분이 ‘친문’

2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의원은 60년대생으로 80년대 대학을 다니며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86그룹’의 맏형 격인 중진이면서도 주류와 거리를 둔 소신파 정치인으로 꼽힌다.
전남 고흥 출신인 송 대표는 연세대 초대 직선 총학생회장으로 졸업 후 7년간 노동운동에 투신한 뒤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입으로 정계에 입문해 그해 재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강화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듬해 16대 총선에서 지역구가 분리되면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인천 계양 지역에 재도전해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초선 그룹 ‘새벽21’ 멤버로 정풍운동에 가세했던 송 대표는 2003년 개혁세력으로 열린우리당 창당에 앞장섰다. 대북송금 특검 반대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성 등으로 소신파로 이름을 알렸지만 그만큼 당내에서는 비판도 많이 받았다.
송 대표는 18대 총선에서 86그룹이 대거 낙선하는 가운데 3선에 성공했지만 2010년 인천시장에 출마하며 의원직을 내려놓았다. 이후 중국 칭화대 연구교수를 거쳐 20대 총선에서 기존 지역구에 복귀했다.
송 대표는 앞서 두 번의 당대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2016년 전당대회 때는 예비경선에서 한 표 차로 컷오프됐고, 이해찬 전 대표가 당선된 2018년 8·25 전당대회 때는 2위를 기록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뒤 ‘범친문’으로 분류됐지만 친노(친노무현)나 친문(친문재인) 적통은 아니며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선거에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한평생 재산 축적이나 부동산에 관심 갖지 않고 무주택자로 살아오며 국민을 대변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소통해왔다”고도 강조했다.
대표에는 계파색이 옅은 송 대표가 선출됐지만 신임 최고위원 면면을 살펴보면 여전한 친문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처럼회’ 소속으로 조국 수호에 앞장선 김용민 의원, 친문인 강병원 의원이 각각 17.73%, 17.28%를 얻으며 1·2위에 올랐다. 검찰개혁을 강조하는 백혜련 의원은 17.21% 득표로 3위였고, 4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김영배 의원도 노무현·문재인정부 모두 청와대를 거친 친문 인사다. 이낙연 전 대표 측으로 분류되는 범친문 전혜숙 의원도 12.32% 득표로 자력 당선됐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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