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켓 발사와 인도 코로나19 사망자 화장 비교
“비인간적”, “좁은 민족주의” 등 비판 이어지자 삭제

중국 공산당 사정기관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인도의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을 조롱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린 후 비난이 거세지자 삭제했다. 정법위는 외국 또는 외국 기업 등을 대상으로 애국주의를 자극하는 문제 발언을 일삼아 논란을 일으키는 조직이다.
2일 웨이보 등에 따르면 정법위의 공식사이트 장안망은 웨이보에 ‘중국 점화 VS 인도 점화’란 제목의 글을 올린 뒤 왼쪽에는 중국 로켓 발사 장면을 오른쪽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사망한 인도의 화장 사진을 각각 올렸다. 그러면서 ‘#인도 하루에 새로 진단된 40만건#’이라는 글을 덧붙였다.
중국이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핵심 모듈인 ‘톈허’ 발사에 성공한 가운데, 지난달 30일 ‘톈허’의 발사 사진을 올려 코로나19에 통제 후 우주 개발에 나서는 상황임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인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이들이 죽고 있고, 이들을 화장하는 상황을 대비되게 ‘중국 점화’ 와 ‘인도 점화’라고 비유한 셈이다.
정법위의 도 넘은 게시물에 중국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웨이보에 누리꾼들은 정법위의 행태에 대해 “다른 나라가 우리를 비웃게 하지마라”, “비인간적이고 매우 심한 발언이다”,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에 박수를 보내는 정법위의 좁은 민족주의를 모두가 확인했다”,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예우가 있는가. 일반인의 고통으로 당신의 힘을 과시하는 건가” 등 비난과 조롱하는 반응들을 올렸다.
특히 중국 지도부가 나서서 인도에 대한 위로와 지원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공산당 조직의 이같은 행태는 중국의 본심이 무엇인지 의심케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이 최근 코로나19 대확산을 겪고 있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고 지원 의사를 밝혔고,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인도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통해 방역 지원을 약속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산당 최고 사정기관이 인도를 조롱하는 게시글을 올린 것은 중국이 인도를 어떻게 바라보는 지 진심을 알 수 있게 하는 행태로 비쳐질 수도 있다.
중국 누리꾼들의 비판에 이어 중국 주재 인도대사관이 정법위의 게시물에 항의하자 정법위는 관련 게시물을 웨이보에서 내렸다.
정법위는 과거 중국 유명 유튜버의 김치 논란에 대해 “문화적 자신감이 부족한 한국의 피해망상”이라고 주장하거나, 테슬라 시위에 대해 테슬라를 “보이지 않는 살인자”에 비유하는 등 물의를 일으키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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