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서 추모 행렬 이어져
정치권·종교계 등 깊은 애도
교황 “슬픔 잠겼다” 위로 전문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남김 없는 삶을 실천하고 선종(善終)한 정진석 추기경을 기리는 추모 행렬이 장례 사흘째인 29일에도 이어졌다. 오전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환담하고 돌아가는 등 정치권과 종교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오후엔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과 손진우 성균관장, 장로교합동 총무 고영기 목사,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 주한 이스라엘 대사 아키바 토르,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 김황식, 이수성 전 국무총리,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 의원과 손학규 나경원 전 의원, 김창룡 경찰청장, 배우 김해숙씨 등이 다녀갔다. 이날까지 조문객은 2만명이 넘어섰다.
로마 바티칸에서도 조전이 잇따랐다. 교황청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에 보낸 위로 전문에서 “정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겼다”며 “당신과 대교구의 성직자·평신도에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추기경이 오랜 기간 한국 교회와 교황청에 봉사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하며 “그의 고귀한 영혼을 주님의 연민 어린 사랑으로 인도하는 엄숙한 장례 미사에 함께 한다”고 썼다. 아울러 부활의 희망 속에 정 추기경 선종을 애도하는 모든 이에게 축복을 전한다고도 했다.
정 추기경의 각막은 실험연구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정 추기경님은 자신의 각막이 다른 사람에게 꼭 전달돼 빛이 되기를 원하셨으나 전문가들이 살펴본바 그것은 힘들었다”고 밝히며 “추기경님이 다른 사람에게 기증이 안 되면 연구용으로도 사용해달라고 청해 유지를 받들어 실험연구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오전 9시10분쯤 명동성당에 도착해 25분간 머물렀다. 장례위원장인 염 추기경 안내로 주교단과 인사를 나눈 후 정 추기경 유리관 앞에서 묵상기도 후 옛 주교관으로 자리를 옮겨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님은 생시 우리나라의 평화와 위정자들, 그리고 북한 신자들을 위해서 우리 교회가 많이 기도해야 된다고 말씀하셨다”면서 본인도 정 추기경님 뜻에 따라 계속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어려운 때 교회와 사회의 어른을 잃어 안타깝다”며 “정 추기경님이 교회에 사회에 진정한 행복·나눔·청빈 등 좋은 선물을 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정진 선임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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