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후보군 포함 놓고 추천위원들 사이에 이견
변협 회장 “정치 편향성 높은 사람 어울리지 않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후 2달 가까이 공석이던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의 최종 윤곽이 29일 드러난다. 피의자 신분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최종 후보군 발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서 14명의 국민 천거 후보군을 대상으로 최종 후보군 추천을 위한 회의에 돌입했다. 14명 후보군에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오인서 수원고검장,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등이 포함됐다. 후보추천위는 이날 오후 늦게 3∼4명의 후보자를 최종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
‘김학의 출금’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지검장의 후보군 포함을 놓고 추천위원들 사이에서 이견이 드러나기도 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상기 후보추천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 지검장 수사 상황도 고려하냐’는 질문에 “규정에 따라 심사하겠다”고 원론적인 답을 했다.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 회장은 “국민의 입장에서 현시점에 가장 맞는 분을 뽑아야 할 것”이라며 “(위원)9명이 있으니 합리적으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9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이 지검장이 당시 ‘김학의 출금’ 관련 수사를 맡은 수원지검 안양지청 수사팀에 긴급출금요청서를 작성한 이규원 검사 관련한 수사를 하지마라는 취지로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가 이 지검장 기소 방침을 굳히자 이 지검장은 기소와 수사 적절성을 판단해 달라며 지난 22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

반면 당연직 추천위원인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이 지검장을 겨냥해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특정 정치 편향성 높은 분도 마찬가지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추천위원들은 질문에 답을 하지 않거나 취재진을 피해 이른 시간 청사에 도착했다.
박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종전에는 장관이 (당연직 추천위원인)검찰국장을 통해 포괄적인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안다”며 “관례대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 지검장의 후보군 포함 가능성에 대해선 “오늘은 전적으로 박상기 위원장께서 이끄는 추천위 위원들이 후보군을 결정하게 된다”며 말을 아꼈다. 박 장관이 후보추천위가 최종 선정한 3∼4명의 후보군 중 1명을 선택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최종 후보자를 지명하게 된다. 국회 인사청문위원회를 거치면 5월 말∼ 6월 초 신임 검찰총장이 취임하게 된다.
이창훈·이정한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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