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가입자 과잉의료 원인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가 매년 큰 폭으로 오르고 있지만, 업계는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지표인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실손보험 사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실손보험판매사들은 지난해 2조5000억원 적자를 봤다. 2016년부터 5년 연속 적자다.
생명보험사 손실은 1314억원으로 전년보다 274억원 줄었지만, 손해보험사 손실은 전년보다 149억원 많은 2조3694억원까지 늘었다.
상품 종류별로 보면 일반실손(1·2·3세대) 상품 모두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1세대 상품 손실 규모가 1조3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2009년 9월까지 팔린 1세대(구 실손) 상품은 자기부담금이 없는 데다 비급여 과잉진료 등으로 보험금 누수가 많은 편이다.
반면 자기부담비율이 높은 노후실손(17억원)과 유병력자실손(997억원)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실손보험 합산비율은 123.7%로, 전년보다 1.8%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다. 합산비율이 100%를 초과하면 보험사가 손실을 봤다는 의미다.
생명보험사는 107.1%로 비교적 양호했지만, 손해보험사는 127.3%에 이른다. 1세대 상품의 합산비율이 136.2%로 가장 높았고, 노후실손과 유병력자실손은 각각 90%, 64%로 양호했다.
실손보험 전체 가입자 중 1년간 무사고자 비중은 65%에 달하며, 가입자의 83%는 납입보험료(연간 평균 29만6000원)보다 더 적은 보험금을 받았다. 보험료 인상에 따라 보험료수익은 전년 대비 6.8% 늘어난 10조5469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산비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는 과잉의료에 대한 통제장치 부족과 비급여 진료에 대한 일부 계층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다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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