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적 재정·통화정책 등 영향
정부 “선진국 중 회복 가장 빨라”
전망치 3% 중후반으로 높일 듯
‘백신 접종속도’ 최대 변수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고, 백신 접종 등의 영향으로 세계 경기 개선 흐름이 본격화하면서 국내외 기관의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도 일제히 상향조정되고 있다. 정부도 6월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을 0.5%포인트 이상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백신 접종 속도’다.
28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전망한 3.3%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도 3.1%로 잡았다. ADB는 한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과 반도체·정보기술(IT) 제품 수요 증가에 따른 수출 증가 등이 올해 성장률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ADB뿐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IMF는 지난달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직전 전망(1월) 3.1%보다 0.5%포인트 상향 조정한 3.6%로 전망했다. OECD도 지난달 올해 한국 성장률을 3.3%로 지난해 12월 전망한 2.8%보다 0.5%포인트 끌어올렸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도 1.6%를 기록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예상을 뛰어넘는 ‘빅 서프라이즈’(Big Surprise)”라고 표현할 정도다. 한국의 1분기 성장률이 0% 후반대에서 1%에 달할 것이라는 국제기구 및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세계 경제 회복세 등에 따라 3% 중후반 많게는 4%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날 한은 발표 직후 JP모건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4.6%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정부도 6월 중순 발표할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3% 중후반대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규모 10위권 내 선진국 중 한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르다”며 “현재 흐름대로만 가도 3% 중후반대 성장률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속도가 관건이다. 백신 접종 속도에 따라 성장률 상승폭이 더 높아질 수도 있고, 성장률 상승세가 꺾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 “백신 접종 속도가 아직 2%대에 머물러 있는 것은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 부총리는 전날 백신 접종 속도가 경제 성장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백신 보급하고 경제회복 속도가 비례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11월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민간의 축적된 소비 여력으로 보복 소비도 일어나 경제회복이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2.2로 3월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19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는 2개월 연속 100을 넘겼고, 1월(+4.2포인트), 2월(+2.0포인트), 3월(+3.1포인트)에 이어 넉 달째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주택가격전망지수(122)와 금리수준전망지수(112)는 2포인트씩 떨어졌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2월 132까지 올랐다가 올해 1월 130, 2월 129, 3월 124로 계속 하락 중이다. 지수가 100을 넘으니 여전히 주택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이 더 많지만, 상승 전망 응답률은 전달보다 다소 낮아졌다는 뜻이다.
세종=박영준 기자, 엄형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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