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개발한 토종 브라우저 웨일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웨일은 향후 3년 내 국내 브라우저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단 야심찬 계획을 공개했다.
네이버 웨일 김표 책임리더는 지난 2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네이버 밋업 행사에서 ‘로컬 유저 퍼스트(Local User First)’ 전략과 함께 이런 목표를 제시했다.
웹 트래픽 분석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PC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크롬 69.02% ▲엣지 11.83% ▲익스플로러(IE) 8.27% ▲웨일 5.37% 등이다.
국내 브라우저 점유율 순위에선 4위에 그치지만, 김 책임리더는 “크롬과 격차가 큰 것은 맞지만 내부에서는 보는 숫자와는 차이가 있다”면서 “2017년 출시한 웨일의 점유율은 2년 전보다 10배 상승했고, 매주 최고치를 찍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모바일 시대에 맞춰 지속적으로 브라우저의 새로운 사용성을 선보이면서, 3년 내 글로벌 사업자들을 제치고 국내 브라우저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웨일은 네이버가 자체 브라우저 기술을 바탕으로 2017년 출시했다. 이용자를 우선 순위로 하는 서비스 방향성을 내세워 꾸준히 사용성을 높여왔다.
네이버 웨일의 ‘로컬 유저 퍼스트’ 전략은 한 마디로 한국인이 가장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과 서비스들로 이용자들에 다가가겠다는 각오를 포함한다.

앞서 웨일은 ▲하나의 창을 두 개로 나눠 동시에 작업하는 ‘듀얼 탭’, ▲단어를 드래그하면 바로 뜻을 알려주는 ‘퀵서치’, ▲다양한 편의 도구를 한데 모은 ‘사이드바’ 등 기존 브라우저들에는 없던 기능을 추가하며 사용자들의 환호를 얻어냈다. 특히 한글 HWP 파일을 바로 볼 수 있는 ‘한글 뷰어’도 큰 호응을 얻었다.
‘웹 플랫폼’ 전략 역시 돋보였단 평가다. 네이버는 단순 브라우저를 뛰어넘어 웨일을 ‘하나의 전방위적인 웹서비스 플랫폼’으로 키워나가겠단 구상을 밝혔다.
이에 기업용(B2B)으로 영역을 넓혀 ‘웨일 스페이스’를 출시하고,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웨일 스페이스 for Education’를 첫 프로젝트로 삼았다.
모바일 영역에서도 최근 출시한 ▲‘그린드랍’ 기능은 사용자들이 네이버앱에서 보던 웹 페이지를 PC 웨일에서 이어서 보거나, 네이버앱에서 탐색한 파일을 PC로 보낼 수 있게 한다.
네이버는 이달 웨일 브라우저 창을 띄우지 않고도 ‘사이드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이드바 단독모드’도 출시했다. 사용자들은 이를 통해 PC에서도 문서창과 브라우저를 오가는 불편함 없이 모바일앱과 동일한 형태의 서비스들을 실행할 수 있게 됐다.
바탕화면에서 바로 네이버 검색을 할 수 있는 ▲‘퀵 서치 위젯’도 최근 적용을 마쳤다.
PC 웨일에서 검색한 업체에 ‘전화걸기’ 버튼을 누르면, 바로 핸드폰으로 번호를 전달하는 ▲‘PC 전화’ 서비스도 기대를 모은다.
이날 김 책임리더는 “웨일은 모바일 중심으로 PC 사용성을 재정의해냈다”라며 ‘창’ 밖을 나온 브라우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토종 브라우저 개발에 힘쓰는 이유에 관해 김 책임리더는 ‘웹 생태계 주도권’와 ‘데이터 주권’을 언급했다. 이 주도권을 갖게 된다면 외국 브라우저의 기술이나 정책에 따라 흔들리지 않게 된다.
그는 “자체적인 웹 생태계에서 많은 개발자들이 뛰놀고 그럼 자연스럽게 기술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많은 사용자들이 모이면 거기서 수많은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그 데이터에 대한 주권을 가질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현재는 한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웨일의 글로벌 패권 장악 역시 먼 얘기만은 아니다.
김 책임리더는 “웨일이 만들어내는 에코 시스템이 어느 정도 동작한다면 이를 전체 패키징화해서 글로벌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책임리더는 “웨일의 등장으로 국내 사용자들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경쟁하는 브라우저 시장에서 국내 인터넷 환경에 최적화된 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면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 브라우저는 국내 웹 생태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이라는 관점에서도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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