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세금 감면 정책을 수정하면 충분히 기본소득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세계 최대의 기본소득 공론장인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가 28일 오전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개막했다.
◆ 이재명 “처음부터 완벽한 형태의 정책 필요 없어…역량 안에서 순차적 시행”
올해 3회째를 맞는 이번 박람회는 ‘내 삶 속의 기본소득’을 주제로 전 세계 68명의 석학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사회·경제적 대재난을, 새로운 대전환으로 바꾸는 계기를 기본소득에서 찾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개막식 인사에서 “처음부터 완벽한 형태로 기본소득을 시행할 필요는 없다”며 “역량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것부터 순차적으로 국민 동의를 얻어 시행해도 충분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납부해야 할 세금을 감면받는 여러 정책을 수정해 (재원을 마련하면) 기본소득을 충분히 추가 시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에 이어 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브히지트 비나약 바네르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가 ‘코로나 팬데믹 시대, 기본소득의 확산’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다만 대면 행사로 예정됐던 ‘기본소득 지방정부협의회’ 창립총회는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이번 창립총회에선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동참한 가운데 관련 규약 제정 등을 추인받았다.
행사는 이날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온라인 비대면 프로그램과 함께 기본소득 주제관, 기본소득 국내관, 기본소득 세계관, 지방정부협의회관, 청년기본소득관 등 기본소득을 주제로 한 오프라인 전시관이 마련됐다. 오프라인 전시관에선 입장 인원이 제한된 채 방역수칙을 준수해 행사가 열린다.
첫째 날인 이날 오후에는 사라트 다발라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의장이 ‘세계 기본소득 운동의 경험과 전망’을 주제로 특별연설을 한다. 둘째 날인 29일에는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교 교수가 ‘코로나19 팬데믹 하에 보편적 재정지출로서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사회전환’을 주제로 강연하고,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가 ‘기본소득과 사회적 모성·영성’을 주제로 특별연설에 나선다.

◆ 세계 석학 68명 참여, 온·오프라인 진행…사상 최대 규모
전날까지 기본소득 박람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각계각층의 응원 영상도 쏟아졌다. 카니 위그나라자 UN 사무차장보 겸 UN 개발계획 아태지역사무국장은 지난 24일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는다’는 UN의 원칙과 부합하는 기본소득이 정부 사회안전망의 보완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캐나다의 재선 연방하원의원인 줄리 제로위츠도 26일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이 지사의 비전과 신념을 거론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현재의 사회지원 모델보다 새로운 모델인 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에 대한 논의와 실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로위츠는 캐나다 최초로 전 국민 기본소득 지급 계획 수립을 밝힌 ‘빌 C-273’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기본소득박람회는 정치가 아닌 정책을 담는 세계적인 이벤트로, 생각이 다르거나 같은 모든 그룹이 참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라고 설명했다.
수원·고양=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