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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 아파트 택배 논란 여전…일부 주민들 기사 지지 ‘눈길’

입력 : 2021-04-18 07:00:00 수정 : 2021-04-18 15: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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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 "어제 농성할 때 주민들이 음료들을 갖다줬다. 지금 차에도 베지밀 한 박스가 있다. 물건을 찾으러 오면서 원만한 해결을 바란다며 주는 것. 우리가 죄송해야 하는데 오히려 입주민분들이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지난 16일 고덕동 아파트 주민들이 택배노조 농성장에 가져다 준 음료들. 택배노조 제공

 

택배 운송 방식을 두고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와 택배기사 간 발생한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택배기사들을 지지했다.

 

지난 14일 택배기사들이 세대별 배송을 중단하면서 아파트 입주민들은 전화와 문자로 택배기사들에게 항의해 논란이 됐다. 그러나 아파트 측과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측의 대립 이후 택배기사들을 향한 격려 역시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한규 택배노조 우체국 본부 수석 부본부장은 17일 "어제 농성할 때 주민들이 음료들을 갖다줬다"며 "지금 (노조) 차에도 베지밀 한 박스가 있다"고 말했다.

 

황 부본부장은 "물건을 찾으러 오면서 원만한 해결을 바란다며 주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죄송해야 하는데 오히려 입주민분들이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16일부터 아파트 앞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1번 출구 앞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또 평일 저녁에는 촛불집회를 연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고덕 아파트 주민 A씨는 농성장을 찾아 "왜 갑질이냐"고 소리쳤다고 한다. 그러자 그 옆을 지나가던 다른 주민 B씨가 "여기서 따지지 말고 입주자대표회의에 가서 따지라"라고 맞받아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입주민 C씨는 농성장을 들러 택배노조 측의 입장을 들어본 후 "처음엔 왜 나와서 이러나 했는데 사정을 들어보니 이해가 가더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입주민들은 택배기사들에게 응원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 입주민은 "항상 수고해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합의점 찾아 원활한 업무가 진행되길 바란다"며 "그동안 배송해주신 모든 수고에 감사드린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 다른 입주민은 "아파트가 부끄럽다. 바쁜 시간 업무에 방해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상으로 택배차가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 "아파트(가) 갑질이다. 관리실에 항의했다", "택배노조를 지지한다" 등 택배노조 측에 힘을 실어주는 문자들도 줄을 이었다.

 

택배노조 측은 18일 긴급 중앙집행위원회와 25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투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해당 아파트 택배 배송 자체를 거부하는 총파업 방안 등도 거론될 전망이다.

 

논란이 벌어진 이 아파트는 주민 안전 등을 이유로 지난 1일부터 택배차량의 단지 내 지상도로 진입을 막았다. 해당 아파트 지하 주차장 입구 높이가 2.3m여서 진입하지 못하는 택배차량이 있어 논란이 불거졌다.

 

일반 택배차량의 높이는 2.5~2.7m다. 택배기사들은 단지 안에서는 손수레를 이용해 배송하거나 사비로 저탑차량으로 바꿔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 같은 행동을 '갑질'로 규정한 택배노조의 입장과 1년 전부터 택배차량의 지상 진입 금지를 알리며 충분한 계도 기간을 제공했다는 아파트 측의 입장이 대립하며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입주민들이 항의성 문자메시지와 전화를 보내면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는 택배기사들도 있었다. 택배노조 측은 지난 16일 중단했던 세대별 배송을 일시적으로 재개한 상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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