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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낙인" "피해자 상처는?"… 학생부 '학폭이력' 두고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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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17 06:00:00 수정 : 2021-04-18 09: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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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학생부 기재 학교폭력 가해 이력
졸업 후 2년 뒤 삭제하는 제도 의견 청취
“경각심 위해서라도 장기간 남겨둬야”
“낙인찍기보다 사과할 기회 가르쳐야”

교육부가 학교폭력 가해 이력을 2년 간 학교생활기록부에 남겨두는 현행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청취에 돌입했다. 학폭미투가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르면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는 학생을 처음부터 학교폭력 가해자로 낙인찍는 것이 정당하냐는 의견부터 피해자의 상처와 경각심을 위해서라도 장기간 학생부에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6일 교육부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학교폭력 가해 이력을 졸업 후 2년 뒤 삭제하는 제도에 대한 의견 청취에 나선다. 최근 스포츠계와 연예계를 중심으로 학교폭력이 끊임없이 논란이 되면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여론 등에 따른 것이다. 

 

학교폭력을 저지르면 1~9호 처분이 내려진다. 1~2호 처분은 피해학생에 대한 사과로 끝나고 3호 처분을 받으면 교내 봉사활동을 해야한다. 또 학교폭력 가해자에게는 △4호 사회봉사 △5호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 △6호 출석정지 △7호 학급교체 △8호 전학 △9호 퇴학 조치가 각각 내려진다. 이 가운데 4호 이상 처분을 받을 경우 학교폭력 이력이 학생부에 남고 2년 뒤 해당 내용은 삭제된다. 소속 학교 전담기구의 심의를 거칠 경우 졸업과 동시에 학교폭력 가해 이력은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계와 연예게에서는 학교폭력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이 제도를 손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구스타인 이다영·이재영 자매는 학교폭력 논란으로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고 배우 서예지씨는 과거 비행이 드러나면서 연예계 퇴출과 함께 광고주에게 수십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줄 위기에 몰렸다. 

 

전문가들은 학교폭력 이력을 남길 경우 자칫 가해자 낙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혀 소년보호시설까지 경험한 뒤 이후 마음을 다잡고 법조인이 된 사례도 있다”며 “학생들이 바른길을 걸을 수 있도록 지도하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 정확하게 가르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라며 “한번 삐뚤어진 학생이 또 다른 폭력을 낳지 않도록 낙인찍지 말고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부에서 삭제하는 과정이 교육적인 부분이 있는 만큼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가해자의 사과를 피해자가 받아들일 때 학교폭력 가해 이력을 삭제하는 방안 등이다. 가해자에게 낙인찍기 보다 사과할 기회와 용기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청소년 폭력예방을 위한 시민단체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는 “가해 학생은 피해 학생에게 직접 사과하고 반성하고 뉘우쳐야만 학생부에서 학교폭력 이력이 삭제될 수 있다”며 “보호자들끼리 대신 사과하고 사과받는 것보다 가해자에게 직접 사과할 기회를 주는 것이 교육적으로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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