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외면 속 진보에 호소
“與 다시 태어날 것” 반성 속
吳 겨냥 “진심이 거짓 이겨야”
홍대 찾아 2030 표심 구애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6일 각종 여론조사 지표가 불리한 것과 관련해 ‘오세훈 심판론’이 커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의당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소개로 널리 알려진 새벽 노동자들의 6411번 버스 탑승으로 선거운동 마지막 날 첫 유세를 시작한 박 후보는 집중 유세를 서울 광화문에서 시작해 광화문에서 끝맺으며 ‘촛불 정신’을 되살려 진보 진영 유권자들을 결집하는 데 주력했다.
박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야당이 이번 선거를 정권 심판론으로 이어가려는 움직임에 대해 “현장에서는 오히려 오세훈 후보 심판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후보가 시장이 된다면 과연 우리 아들, 딸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주겠느냐고 유권자들이 저한테 오히려 말씀하신다”면서 “꼭 당선돼야 한다고 더 간절하게 이야기를 해 주셔서 제가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했다.
앞서 박 후보는 이날 오전 4시쯤 일명 ‘노회찬 버스’로 불리는 6411번 버스에 탑승해 40여 분간 시민들과 인사했다. 이 버스는 노 전 의원이 2012년 7월 정의당 당 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언급해 널리 알려졌다. 비록 정의당이 자신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진보 진영 유권자들을 결집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박 후보는 버스에서 내린 뒤 곧장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고충을 청취하는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광화문 집중 유세에서는 민주당의 부족함을 반성하면서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셀프보상 의혹과 그의 시장 시절 행보를 비판하는 데도 주력했다. 박 후보는 “그동안 민주당이 부족함이 있었다”면서 “철저하게 반성하고 더 뼈저리게 느껴서 우리 내일 투표일을 계기로 해서 새롭게 태어나는 민주당이 되자”고 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가 시장 시절 광화문광장을 조성하면서 주민 동의 없이 은행나무를 베어낸 점, 광화문 일대가 호우로 물난리를 겪었던 점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박 후보는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 마련된 캠프 사무소에서 선거 전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진심이 거짓을 이기는 서울시를 만들겠다”며 오 후보를 향한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지금 서울은 안정적으로 시정을 이끌 시장이 필요하다”며 “약자 차별과 투기 조장 정책으로 서울시의회와 부딪치고 정부와 부딪치고 결국 서울을 정쟁의 도가니로 몰고 갈 그러한 1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극우집회로 방역 위기를 초래하고 소상공인의 피눈물을 흘리게 했던 전광훈 목사와 서슴없이 손을 잡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이 서울시민을 대표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박 후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기자회견 등을 ‘악재’로 표현한 질문을 받고 “우리가 조금 더 단호하게 이 부분을 냉철하게 대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다”며 “서울시민은 부동산 투기가 재현되지 않고 뿌리 뽑히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신속하고 단호했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박 전 시장 관련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이날 서대문구와 은평구, 영등포구에서 잇달아 유세를 한 뒤 청년층 유동인구가 많은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과 연남동 경의선 숲길(일명 ‘연트럴파크’)을 찾아 2030 세대에 지지를 호소하는 등 막판 청년층 표심 잡기에도 나섰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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