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이던 2019년 백혈병 진단 받아
이케에 “고통 이겨내면 꼭 보상 따라”

일본의 여자 수영 스타가 백혈병을 딛고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 인간승리를 보여줬다.
이케에 리카코(池江璃花子·21) 선수가 4일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올림픽 대표선발전을 겸해 열린 일본수영선수권 여자 100 접영 결승에서 57초77로 우승했다. 이 기록은 일본수영연맹이 정한 이 종목의 올림픽 출전 표준 기록(57초10)에 미치지 못했지만 400 혼계영 선발기준(57초92) 안에 들어와 도쿄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됐다.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을 가장 빛낼 여자 수영 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이케에 선수는 19세이던 2019년 2월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약 10개월간 입원 후 그해 12월 퇴원했으나 선수로서의 앞날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퇴원 후에도 매일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고 6주에 한 번씩 통원치료를 받아 한때 체중이 최대 15㎏이 빠지기도 했다.
이케에 선수는 지난해 3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1년 연기 결정이 난 뒤 5월 연습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며 제2 수영 인생의 물살을 갈랐다. 당초 도쿄올림픽을 건너뛰고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았지만 조기 재활에 성공하면서 도쿄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이케에 선수는 “내가 승리하는 것이 훨씬 먼 날의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매우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노력하면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종목도 긴장을 풀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며 “지금 매우 행복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케에 선수는 1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출전 티켓이 걸린 100 자유형과 50 자유형, 올림픽 종목이 아닌 50 접영에도 출전한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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