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등산국립공원 탐방로에서 천연기념물 제452호로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붉은박쥐’(사진)가 발견됐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소속 광주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광주센터)는 지난달 15일 동구 용연동 인근 무등산 국립공원 탐방로 입구 길가에서 붉은박쥐가 부상한 채로 발견됐다고 5일 밝혔다.
용연마을에서 농사를 짓던 주민이 길가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붉은박쥐를 발견, 신고해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가 구조에 나서 광주센터로 이관했다.
대부분 박쥐의 경우 겨울잠 중에 깨어나는 시기에 기력이 매우 쇠약한 상태로 부상하기 쉬운데, 이번에 발견된 붉은박쥐도 그런 경우로 추정된다. 광주센터 검사 결과 안면손상과 비막 열상이 확인돼 집중치료를 했지만 안타깝게 폐사했다.
붉은박쥐는 몸길이가 4~6cm 정도로 몸통 부분은 오렌지색을 띠고 귀바퀴와 날개막은 검은색이어서 일명 황금박쥐라고 불린다. 주로 자연동굴이나 폐광 등에서 겨울잠(10월~5월)을 자는 세계적 희귀종으로 국내에서도 1999년 전남 함평에서 최초 집단 서식이 보고된 후 전국 몇몇 집단 서식지에서 300~500마리 정도만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가 2016년에 실시한 무등산국립공원 익수류의 분포 조사에서는 무등산 내 용추동굴, 의상동굴 등 4개 지점에서 관박쥐, 문둥이박쥐, 우수리박쥐, 집박쥐, 검은집박쥐 등 5종이 조사됐다.
김용환 동물위생시험소장은 “이번에 무등산에서 발견돼 안타깝게 폐사한 붉은박쥐는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학술연구용으로 국립공원연구원에 제공해 멸종위기종 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다”며 “광주센터는 무등산과 영산강 등 광주시 권역의 다양한 야생동물을 확인 조사하고 보호하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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