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의 제조업체의 체감경기전망지수가 6년 만에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세계경제의 회복세에 따른 수출 증가와 2월말 시작된 국내 백신 접종이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였다.
5일 울산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체 150곳을 대상으로 ‘2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02를 기록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100을 초과하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업체가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은 그 반대를 나타낸다.
분기별 BSI가 기준치(100)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5년 2분기 이후로 6년만이다. 전국의 평균 2분기 BSI(99) 보다 다소 높았다. 2분기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지역 제조업체가 많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조선업종의 업황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컸다. 자동차(100)는 전분기 대비 41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트렌드인 차박(자동차+숙박)에 맞춘 RV 중심의 신차판매가 증가했으며, 전기차 아이오닉 시리즈 등 당분간 RV 중심의 판매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백신보급으로 주요국들의 코로나19 상황이 일부 진정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매 호조의 지속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수출 비중 증가가 경기개선 기대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 한 생산 차질 등의 타격이 예상된다.
조선(109)은 경제재개 움직임과 함께 글로벌 물동량 증가로 시황이 개선되면서 전분기 대비 31포인트 상승했다. 원자재 수요증가와 가격상승으로 선주들이 미뤘던 발주를 시작하면서 대규모 신규 사업 수주량이 늘어나는 등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환경 선박 수요증가는 큰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현재 수주한 물량이 일감으로 연결되려면 최소 8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린다고 볼 때 적자가 장기화되고 있는 지역 기자재 업체들의 일감보릿고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최대 산업인 정유·석유화학(95) 업종은 전분기 대비 5포인트 상승했지만, 기준치에 못미쳤다. 정유업종은 공급 부족과 소비심리 확대, 산유국의 감산정책 유지와 맞물려 국제유가 상승으로 정제 마진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1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석유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의 제조업체들은 올해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외 리스크로 유가상승과 환율 변동성(각 28.2%)을 꼽았다. 대내 리스크로는 코로나 재유행(42.1%), 금리 인상 가능성(22.8%)과 기업부담법안 입법(18.6%) 순으로 답했다.
제조업체의 79.8%는 코로나로 인해 국내 4차산업혁명 및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졌다’고 답했다. 또 88.4%는 국내 소득 양극화 정도는 ‘더 심화되었다’고 응답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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