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엽기 폭력·학대 사건이 발생한 경남 하동 서당은 가정돌봄에서 소외되거나 사회 부적응, 게임중독 등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하기 힘든 다양한 아이들이 모이면서 위험에 쉽게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4일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경남 하동 일대에 개인과외·교습, 학원, 청소년수련시설 등으로 사업자 등록한 서당은 모두 6곳이다. 전국 각지의 초·중·고교생 110명이 모여서 생활하고 있다.
도 교육청이 현재 집단 하숙형 서당 인근의 초등학교 재학생을 파악한 결과 전교생 74명 중 61명(82%)이 청학동 서당에 거주하고 있으며, 중학교 재학생은 전교생 49명 중 39명(80%)이다. 학생 대부분이 서당 돌봄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학생 대부분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생활을 그만두고 중학교나 고등학교 과정의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집에서 멀리 떨어진 서당 인근 초·중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한 중학교에 다니다가 서당에서 수개월여 머물렀다는 한 학생은 “학교에서 담임교사와 갈등을 빚는 등 적응하지 못하자 부모님의 뜻에 따라 서당에서 지냈으며, 서당에는 학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해 타지에서 온 학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실 서당에서도 이 같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다고 홍보한다. 하동의 한 서당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면 입소 대상자로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한 학생’과 ‘공교육 수업을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 등을 꼽고 있다.
이 지역에서 서당을 운영하는 한 개인과외 교습자는 “도벽과 게임 중독, 분노 조절 장애 등 통제가 어려운 학생이 많다”며, “가정에서도 관리가 안 될 만큼 통제가 어려운 학생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싸움이 빈번히 일어나는 등 고충이 많았다”고 전했다.
창원=강민한 기자 kmh010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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