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사흘째 500명대를 기록하면서 '4차 유행'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방역당국은 유행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2일 밝혔다.
'4차 유행'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게 발단이 됐다.
정세균 총리는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오랫동안 300~400명에서 정체되다가 이번 주 들어 사흘 연속 500명대를 기록했다"며 "코로나가 4차 유행 초입에서 숨 고르기 하는 게 아닌지 걱정될 정도로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정부가 코로나 '4차 유행'을 언급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4차 유행 초입인지는) 조금 더 유행 상황을 비켜봐야 할 것 같다"며 "4차 유행 기준이 무엇이며 정의를 내리고 수치로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유행이란 게 급격하게 증가했다가 정점을 찍은 다음에 다시 감소하는 곡선 형태를 보인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4차 유행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어렵고, 확진자 발생 상황을 보면서 사후적으로 유행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4차 유행이 오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께서도 방역수칙을 지키는 등 생활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수본은 현재 코로나19 유행이 지난해 12월 초처럼 급격한 유행으로 번질지, 아니면 올해 2월처럼 소폭 증가했다가 다시 300~400명대로 감소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일일 확진자 500명대를 기록한지 닷새 만에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지금의 유행 상황이 지난해 12월과 '3차 유행'이 정점과 유사할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지난 2월처럼 증가세가 잠시 나타났다가 꺾일 수 있다는 정반대 해석도 나온다.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지금 유행 상황이 12월 초인지, 아니면 올해 2월 중순과 비슷한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다만 병상에 대한 특별한 조치를 취하는 등 의료적 대응 여력은 나아졌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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