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가 오는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개최하는 반도체 대란 대책 회의에 삼성전자를 포함한 관련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일 보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반도체 업계 관계자 등과 만나 반도체 칩 부족 사태의 파장과 대책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 회의에는 삼성전자, 제너럴 모터스, 글로벌파운드리 등과 같은 반도체, 자동차, 테크기업 대표가 다수 초청됐다고 이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의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 간 접촉을 통해 반도체 수급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노트북과 가전제품 수요 급증으로 인해 반도체 칩 대란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북미 지역 자동차 제조업체의 공장 가동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 점유 1, 2위를 각각 차지하면서 반도체 칩 물량의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재검토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지난달 31일 2조 25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의 일부로 500억 달러를 반도체 분야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 칩 공급난 해소를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2024년까지 투자비의 40% 수준을 세액공제하고, 반도체 인프라와 연구개발(R&D)에 228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미국은 1990년대까지는 반도체 설계, 제조 등의 시장을 장악하면서 세계 반도체 생산의 37%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그 비율이 12% 수준으로 떨어졌다.
바이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세계 최대 종합반도체기업(IDM) 인텔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 본격 진출하기로 했다. 인텔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 뛰어들면 TSMC와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텔은 지난달 23일 애리조나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 2곳을 설립하는 데 200억 달러(약 22조 5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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