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론가 위근우가 ‘자발적 비혼모’ 후지타 사유리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 반대 청원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위근우는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유리 씨 '슈돌' 출연 반대 청원 내용이 아이에 대한 걱정은 커녕 비혼 출산에 대한 차별과 혐오 발언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청와대 국민청원이 약자들의 신문고라기보단 그 반대로 소수자 혐오, 여성 혐오, 약자 혐오의 장이 되는 경우를 보았다”며 “개인의 ‘의견’과 사회적 합의를 훼손하는 차별 혐오 표현은 구분해야 한다. 청와대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일갈했다.
이어 “비혼모라는 이유로 육아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없다면 그게 바로 차별이고 그런 차별은 용납될 수 없다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를 만들자는 게 ‘차별금지법’”이라면서 “이 정권도 이제 겨우 1년 남았는데 대체 언제 ‘차별금지법’을 볼 수 있겠냐”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체 언제까지 X같은 소리를 X같은 소리니까 닥치게 해야 한다는 걸 설명하는데 에너지를 써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사유리는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 젠을 출산했다. 이후 여러 방송에 출연해 임신을 하게 된 과정과 함께 출산 후의 이야기로 응원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을 확정지었으나 청와대 국민청원 및 KBS시청자권익센터에는 “비혼을 부추긴다” 등의 이유로 사유리의 출연을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온 상태다.
이하 위근우 SNS글 전문.
사유리 씨의 ‘슈돌’ 반대 청원이 올라왔다고 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이랬어요. ‘그래, 너무 어리고 본인 뜻을 주장하기 어려운 아이를 어른들 결정만으로 방송에 내보내는 건 재고할 필요가 있지. 지금은 매스컴을 타며 관심을 받는 것보단 그냥 어머니와의 단단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게 좋겠지. 그런데 그걸 청원으로 해결하는 게 맞는 걸까?’ 그런데 청원 내용이 아이에 대한 걱정은커녕 비혼 출산에 대한 차별과 혐오 발언이라는 걸 알게 된 거예요. 내가 여전히 순진하다는 걸 깨달았죠.
얼마 전 웹툰 ‘신도림’ 댓글 문제를 이야기하며 네이버웹툰 베댓이 작품에 대한 악플 유무를 떠나 그냥 작품과 상관없는 혐오주의자들의 게시판이 되고 있다는 걸 지적했던 적이 있죠. 마찬가지로 지난 몇 년 동안 청와대 청원이 약자들의 신문고라기보단 그 반대로 소수자 혐오, 여성 혐오, 약자 혐오의 장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보았어요. 그건 청와대가 피드백을 하느냐 쌩까느냐의 문제를 떠나 ‘누구도 부당하게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를 공공연하게 훼손하고 그걸 전시하는 문제이죠. 그냥 개인의 ‘의견’과 사회적 합의를 훼손하는 차별 혐오표현은 구분해야 돼요. 저딴 말을 모두가 볼 수 있는 청와대 청원에 올리고 거기에 동조하는 이들이 모여드는 해악에 대해 청와대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물론 이 이야기는 깔때기처럼 포괄적 차별금지법으로 소급하죠. 비혼모라는 이유로 육아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없다면, 그게 바로 차별이고 그런 차별은 용납될 수 없다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를 만들자는 게 차별금지법이에요. 그러면 저 같은 사람들도 이런 이슈마다 미주알고주알 설명할 수고를 덜고 조금은 새로운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겠죠. 이 정권도 이제 겨우 1년 남았는데 대체 언제 차별금지법을 볼 수 있을까요. 대체 언제까지 X같은 소리를 X같은 소리니까 닥치게 해야 한다는 걸 설명하는데 에너지를 써야 할까요.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사진=채널예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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