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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에버기븐호 사고 보상은 누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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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3-29 13:24:59 수정 : 2021-03-29 13: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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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인 '보험 공방' 전망
파나마 선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가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돼 엿새째 통행을 가로막고 있는 모습을 28일(현지시간)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 수에즈 AFP=연합뉴스

이집트 수에즈 운하 한가운데에서 발생해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있는 ‘에버기븐’(Ever Given)호 사고 처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이제 관심은 이번 사고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누가 보상해줄지에 대해 쏠린다.

 

대만 에버그린이 선사, 일본 쇼에이 기센이 선주인 에버기븐호는 지난 23일 선수 부분이 수에즈 운하 모래 제방에 박혀 좌초했다. 에버기븐호의 길이는 400m에 달해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게 됐고, 이 때문에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수많은 선박들이 운항이 중단되거나 아프리카 대륙을 빙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27일(현지 시각)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와 관련해 수억달러의 보상금이 지급될 수 있다며 이해당사자 간 치열한 책임 전가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현재는 해운업계부터 원자재 산업까지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모두가 보상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에버기븐호나 운항이 중단된 다른 선박에 실린 화물 소유주들은 피해발생에 대한 보상을 보험회사에 보험금 청구를 통해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이들 보험사는 피해를 발생시킨 에버기븐호 선주에게 손실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에버기븐호 선주는 이 손실보상을 다시 보험사에 의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버기븐호 자체 피해의 보상 여부도 주목된다. 통상 에버기븐호와 같은 대형 컨테이너선은 1억~2억 달러(약 1100억~2300억원) 정도의 보험금이 보장된 보험에 가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보험금은 선박의 피해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에버기븐호 사고는 프로펠러가 모래 제방에 박혀 피해가 더 심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상에서의 손실 비용에 대해 소유주와 보험업자가 공동으로 분담하는 이른바 ‘공동해손’(general average loss)이 선언될 경우, 보험금 지급 과정이 복잡해져서 절차가 끝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엿새째 가로막고 있는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를 수로에서 꺼내기 위한 작업이 28일(현지시간)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수에즈운하에 좌초한 컨테이너선 뱃머리 부분에서 진행되는 준설작업 모습.    수에즈운하관리청 제공.

에버기븐호의 인프라 손상이나 장애 손실 등을 보장하는 곳은 영국 P&I 클럽이다.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제3자 책임보험을 담당하는 일종의 상호보험인 P&I 클럽 13곳 중 한 곳인 영국 P&I 클럽은 에버기븐호 사고에 따른 보험금을 보장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손실 보상뿐만 아니라 구조나 인양 비용,매출 손실 등도 일부 처리해야 하는데, 에버기븐호의 운항 재개 시점이 아직은 불확실해 계산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배에 실린 컨테이너를 전부 하역해야 할 경우엔 비용이 크게 불어나면서 P&I의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다.

 

보상 주체가 누가 되든 구난업체에 지불해야 할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투입된 네덜란드 업체 스미트샐비지는 배와 화물의 가치를 토대로 성공 보수를 받는데, 에버기븐호의 경우 이 성공보수가 수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서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 희망봉을 거쳐 아시아로 가는 우회 노선을 선택한 선박들의 손실은 보상 자체가 가능할지부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도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우회 노선을 택한 선박들이 에버기븐호 선주 등에 추가 비용을 요청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남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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