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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출산’ 부추길 수 있어”…청와대·KBS에 ‘사유리 슈돌 출연 반대’ 청원

입력 : 2021-03-29 09:59:21 수정 : 2021-03-29 09: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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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KBS에 잇따라 ‘사유리 출연 반대’ 청원 올라와 / 일부 누리꾼은 자기만의 기준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말라 반응도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자발적 비혼모를 선택한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41)의 KBS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슈돌)’ 출연 소식을 두고 ‘비혼 출산’의 긍정적인 면만을 조명하는 등의 편파적인 방송이 될 수 있다며, 그의 출연을 반대한다는 청원이 청와대와 KBS 홈페이지에 잇따라 올라왔다.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비혼모 출산 부추기는 공중파 방영을 즉각 중단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청원인 A씨는 “청년들에게 비혼 출산이라는 비정상적인 방식이 마치 정상인 것처럼 여겨질 수 있는 인물을 등장시키려 한다”며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앞서 ‘슈돌’ 제작진은 지난 23일 “사유리가 새로운 슈퍼맨으로 합류한다”며 “아직 녹화 전이어서 구체적인 방송 출연시기는 미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유명인사 아빠들이 육아를 전담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던 이 프로그램이 엄마의 육아를 조명하는 건 지난 8년간 방송되어 오면서 처음 있는 일이다.

 

사유리는 자신의 난소 나이가 48세라는 소식을 접한 뒤,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 후 지난해 11월 출산 소식을 알려 많은 이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당시 그는 “자연 임신이 어렵고 지금 당장 시험관 시술을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급하게 찾아 결혼하는 게 어려웠다”고 비혼 출산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밝혔었다.

 

일본에서 정자 기증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 시술이 가능했다”며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줬으면 한다”고 소신을 드러내 ‘자발적 비혼모’와 관련한 사회적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계기도 됐다.

 

아울러 제목의 ‘슈퍼맨’은 아이들이 태어나 처음 마주하는 영웅의 뜻을 담았다는 게 제작진 설명이기도 하다.

 

하지만 A씨는 “결혼을 기피하는 현실에서 공영방송이라도 올바른 가족관을 제시하고, 결혼과 정상 출산을 장려하는 시스템과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람직한 공영방송의 가정상을 제시해주길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청원 게재 전날(24일)에는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페이지는 프로그램 비평이나 시청자의 의견 등을 제시할 수 있는 곳으로, 청원인 B씨는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씨의 출연에 절대 반대한다’는 제목의 글을 적었다.

 

B씨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방식의 대표적인 모습은 한 여자와 남자가 만나 결혼을 통해, 튼튼하고 안전한 테두리 안에서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모습이었다”며 “이 모습이 ‘진보’라는 이름하에, 세대가 ‘변화’한다는 명목하에 변질되거나 달라지는 것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유리씨가 자녀를 양육하는 모습 중 분명히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모습만 골라 방송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아이의 혼란과 고통 등은 전혀 비춰지거나 미화되어 방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아가 “특히 어린이, 청소년 시청자들의 ‘결혼’과 ‘가정’ 가치관 형성에 매우 편파적이고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정자 기증으로 출산한 것까지는 개인의 선택이므로 어찌할 수 없다 생각하지만, 이를 대한민국 전체에 방영하는 건 건강한 ‘가정’이라는 가치를 지향하고 확산하는 것에 반대되는 상황이므로, 사유리씨의 출연을 반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유리의 출연을 반대한다는 청와대와 KBS 청원에는 29일 오전 9시50분을 기준으로 각각 2600여명, 약 2800명이 동의한 상태다.

 

한편, 이러한 청원글에 일부 누리꾼들은 ‘건강한 가정’의 기준이 무엇이냐며, 자기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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