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의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한 방침을 논의하고, 이튿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긴급 반부패정책협의회’를 거쳐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논의 내용은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제도화와 시장교란 행위 시 최대 5배의 벌금 부과, 농지 취득심사 강화, 특별사법경찰제도 도입 등 관리 방안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에는 공공주택 사업 관련자가 미공개 정보를 부동산 매매나 그 밖의 거래에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 또는 누설하면 그 위반행위로 얻은 재산상의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알려졌다. 벌금액 상한을 올리면 물론 투기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형사소송법 제477조와 재산형 등에 관한 검찰 집행사무 규칙(제17조 등 참조)에 의하면 벌금형 미납자에 대해서는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다만 벌금 미납자에게 집행 재산이 있어야 한다. 벌금 미납자가 3자를 통해 재산을 은닉하면 강제집행이 사실상 곤란해질 수 있다. 이러한 곤란을 막기 위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모든 투기범죄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특정범죄 즉 중대범죄와 특정경제범죄 등 일부에만 적용된다. 따라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규정된 특정범죄를 꼼꼼하게 손질해 부패·투기범죄의 틈을 막아야 한다.
당·정은 뿐만 아니라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50억원이 넘으면 최대 무기징역,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 유기징역에 각각 처할 수 있도록 개정하겠다고 전했다.
법정형 올리는 이유는 위하력(겁주기)을 통해 범죄를 억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제 법원 선고형이 비례해서 올라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아쉽게도 법정형과 선고형의 갭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정 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벌칙 규정은 이번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의 벌칙 규정과 동일하다. 특정경제범죄에 대해 구체적인 선고형 범위는 이미 양형위원회에서 제시하고 있다. 횡령죄와 배임죄에서는 300억원 이상에 최저형은 4년이다. 올리고 올려도 11년이다. 사기죄에서는 300억 이상에도 최저형은 5년이다. 올리고 올려도 13년이다. 300억 미만으로 횡령, 배임, 사기를 하면 모조리 선고형 범위가 집행유예가 가능한 3년이 포함되어 있다. 속된 말로 변호사 잘 쓰고, 판사로부터 작량감경 한번 받으면 집행유예가 나올 수 있는 형량인 셈이다. 법정형과 선고형이 별개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징역형과 벌금형의 상한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근원적인 투기 근절대책일 수 없다. 불법 투기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범죄수익을 발본색원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불법 투기로 취득한 토지 및 건물을 형사 판결 전에 독립해서 몰수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 지금 같이 늦은 수사로 피의자가 해외로 도피하면 유죄판결까지는 한없는 시간이 흐르게 된다. 극단적인 예이긴 하나 만일 피의자가 극단적 선택 등으로 숨지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된다. 절대 유죄판결이 나올 수 없다.
형사 유죄 확정을 전제로 한 현재의 몰수제도로는 피의자가 해외로 도피하거나 숨지면 유죄확정 판결이 당장 또는 영구적으로 나올 수 없는 탓에 불법재산이 있어도 몰수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건국 이래 최대 사기라고 칭해지는 ’조희팔 사건’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투기범죄 근절은 형량을 올리기에 앞서 불법수익을 근원적으로 박탈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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