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오직 神만이 아는 美軍”… 알링턴 무명용사 묘역 100주년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1-03-22 07:00:00 수정 : 2021-03-21 19:59:31

인쇄 메일 url 공유 - +

1921년 1차대전 무명 전사자 추모로 시작
역대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먼저 찾아 참배
지난 1월20일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알링턴 국립묘지로 이동해 무명용사 추모비 앞에 꽃을 바치고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 뉴시스

“이곳에 명예로운 영광, 오직 신만이 아시는 미국 군인이 잠들다(Here rests in honored glory an American soldier known but to God).”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아주 가까운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Arlington National Cemetery) 내 무명용사 추모비에 새겨진 문구다. 미 합동참모본부는 무명용사 묘역 조성 100주년을 기려 그간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이 비석을 지켜 온 육군 근위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21일 미 합참에 따르면 알링턴 국립묘지 내 무명용사 묘역은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21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유전자(DNA) 감식 기술이 일천한 때여서 전사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면 훼손된 시신의 신원을 알 수 없어 그냥 ‘무명용사’로 분류되는 사례가 허다했다.

 

오늘날 무명용사 묘역은 크게 4구역으로 나뉜다. 1921년 조성된 1차대전 무명용사 묘역에 이어 1958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 때의 무명용사를 위한 묘역이 추가됐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무명용사를 위한 묘역도 같은 해 함께 조성됐다. 1984년 베트남 전쟁 무명용사 묘역이 마지막으로 만들어진 이래 더는 추가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군사 전문가들은 “현재는 DNA 대조 등 전사자 신원 확인 기술이 크게 발달해 무명용사가 생겨날 가능성이 줄었다”며 “1991년 걸프전쟁 등의 무명용사 묘역이 없는 것처럼 앞으로의 전쟁에서도 무명용사 묘역이 조성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알링턴 국립묘지 내 무명용사비는 80여년 전인 1937년 7월부터 육군 근위대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경계근무를 서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허리케인에 폭우가 몰아치든, 영하 수십도의 혹한이 닥치든 병사들의 근무는 계속된다. 워싱턴에 주둔한 육군 제3보병여단 소속의 일명 ‘올드가드(Old Guard)’가 그 주인공이다.

 

미 합참은 “1937년 이래 무명용사비는 기후 등 환경이 어떻든,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근위대에 의해 계속 굳건히 지켜져왔다”며 “성스러운 임무 수행에 헌신하는 3보병여단 올드가드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알링턴 국립묘지 내 무명용사비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찾아 참배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1월20일 취임식을 마친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이곳을 찾아 무명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전임자들인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역시 바이든 대통령과 동행해 ‘당파와 이념을 초월한 애국의 상징’으로서 무명용사비가 갖는 의미를 되새겼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조보아 '반가운 손인사'
  • 조보아 '반가운 손인사'
  • 트리플에스 김유연 '심쿵'
  • 트리플에스 윤서연 '청순 매력'
  • 미야오 나린 '상큼 발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