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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중 정면 충돌… 북·중 눈치보기 외교 궤도 수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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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3-21 23:08:45 수정 : 2021-03-21 23: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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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측 토니 블링컨(오른쪽 2번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 양제츠(왼쪽 2번째)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왼쪽)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미중 고위급 외교 회담을 시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18∼19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고위급 회담을 했지만 공동 발표문을 내지 못하고 헤어졌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의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틀간 ‘2+2 회담’을 열어 인권, 무역, 기술 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이견만 확인했다. 그나마 성과는 북핵 문제 협력에 뜻을 같이한 것이지만 원론적인 수준이라 비핵화 협상 재개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열린 첫 미·중 고위급 회담이 난타전으로 끝난 것은 G2(주요 2개국)의 패권 경쟁이 더욱 불을 뿜을 것임을 예고한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홍콩, 신장, 티베트, 대만 등 양국 간 충돌 사안에 대해 분명하게 문제를 제기했다”고 했다. 중국의 약점인 인권·독재 문제를 아프게 찌른 것이다. 왕이 외교부장은 “미국은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지키려는 중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미국의 공세에 밀리지 않겠다는 결기가 느껴진다.

미·중의 우군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은 불문가지다. 당장 블링컨 장관은 이번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을 방문해 반중 연대 구축에 나설 태세다. 우리 정부의 지혜로운 외교 대응이 필요한 때다. 무엇보다 안보를 튼튼히 하고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제 모호한 입장을 견지한 미·중 눈치보기 외교는 접어야 한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70년 넘게 안보·가치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과 같은 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 미국은 6·25전쟁 때 우리나라를 공산화 위협에서 구출하고 북핵의 우산까지 제공한 혈맹 아닌가.

더욱이 북한의 핵 개발을 사실상 용인하고 대북 제재의 뒷문을 열어주고 있는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할수록 북한에 비핵화 압력을 가하지 않으려 할 것임이 분명하다. “미·중의 균열 확대는 북한에겐 기회”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참여한 안보협의체 ‘쿼드플러스’ 참여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투명하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이고, 국제 규범을 준수한다면 적극 협력할 수 있다”며 선택적 참여 입장을 밝혔지만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 우리가 안보 위기에 빠지면 어느 나라가 달려올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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