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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따라해 생존"… 정글 추락 조종사, 나무 열매로 37일 버티고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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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3-14 15:00:00 수정 : 2021-03-14 13: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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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소형 화물기 조종사 세나의 생존 비법 눈길
구조 직후 “원숭이들 덕분에 새 삶 살게 됐다” 소개
브라질 북부지역에 추락한 항공기 조종사 안토니우 세나(오른쪽)가 실종 37일 만인 지난 6일(현지시간) 극적으로 구조된 뒤 구조대원과 포옹하고 있다. 브라질 뉴스포털 UOL, 연합뉴스

 

정글에 추락한 항공기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조종사가 무려 37일 만에 무사히 구조되는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해당 조종사는 체중이 26㎏나 줄긴 했으나 나무 열매를 따 먹으며 가까스로 생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원숭이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했다”고 생존 비결을 설명했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공군과 소방대는 지난 6일 북부 파라주와 아마파주 사이 정글에서 항공기 조종사 안토니우 세나(36)를 구조했다. 세나는 올해 1월 28일 그가 몰던 소형 항공기가 브라질 북부 정글에 추락하면서 실종됐다. 그가 추락한 지점은 아주 빽빽하고 울창한 정글 지역으로 구조대 접근이 매우 어려운 곳이었다.

 

그래도 공군과 소방대, 자원봉사자들까지 참여한 구조대는 30일 이상 세나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실시했다. 워낙 오지인 탓에 별다른 소득이 없어 수색을 중단하려는 찰나 밤을 따는 농부들이 숲속에 쓰러져 있는 세나를 극적으로 발견했다. 추락과 실종으로부터 정확히 37일 만의 일이었다.

 

구조된 세나는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사흘 동안 길을 헤매기도 했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운 좋게 찾은 새알과 과일로 허기를 채운 적도 있으나 주로 먹은 것은 나무 열매였다고 한다. 그는 “배가 너무 고파 견디기 어려울 때 원숭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며 “원숭이들이 무엇을 먹는지 지켜봤다가 같은 것을 찾아 먹으며 버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구조 당시 세나는 전보다 몸무게가 26㎏가량 줄어든 상태였다. 고기를 못 먹고 나무 열매로만 배를 채우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세나는 구조대를 향해 희미하게 웃어 보이며 “원숭이들 덕분에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세나는 원래 아프리카에서 상업용 항공기를 조종했다고 한다. 브라질에 돌아온 뒤로는 북부지역의 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의 충격으로 식당이 문을 닫으며 일자리를 잃었다. 브라질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미국 다음으로 많은 등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나라들 중 하나다. 브라질 언론은 “세나가 식당에서 해고된 후 과거 경험을 되살려 광산 개발업자들의 화물을 항공기로 운반하는 일을 시작했다”며 “세 번째 비행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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