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곳 지방의료원 중 26곳 의사 부족
의료계 “기피지역 수가 높이면 분산”
의대 정원 확대 논의 여전히 평행선

공공의료 확충과 지역 의료 시스템 강화 논의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인력’ 문제다. 병원을 추가로 짓고, 병상을 확충해도 의료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의사 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반면 의료계는 기존 인력의 균형 배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의사 수 확대 문제는 정부와 의료계 간 핵심 이슈가 될 전망이다.
10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현재 35개 지방의료원 중 26곳은 의사 수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간호사가 부족한 공공의료원은 35개 중 34개에 달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동결된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학년도부터 10년간 의대 정원을 400명씩 증원해 총 4000명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부족한 지역의사 인력을 확충해 수도권과 지역 간 의료 서비스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지역 내 의료 이용률을 보면 2017년 기준 서울은 93%이지만, 경북은 23%이다. 치료 가능한 환자 사망률도 서울은 인구 10만명당 40.4명인데, 충북은 53.6명으로 차이가 있다. 소아외과, 역학조사관 등 필수·특수분야 인력은 더 부족하다.
시민사회단체도 의사 확충이 시급하다고 촉구한다. 민관 협의체인 ‘이용자 중심 의료혁신협의체’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은 전체 의사 숫자가 부족해 지역과 공공분야의 의료공백이 발생하는 만큼 의대 증원과 국립의전원 등 공공분야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의료인력·서비스의 지역 간 불균형 상황에 동의하면서도 의사 수 확대가 능사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우리 국민의 1인당 의사 외래진료 횟수가 연간 16.6회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7.1회)의 2배가 넘는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의사 1인당 환자 진료 횟수도 OECD 평균(2181회)의 3배가 넘는 7080회다. 의료계는 지역, 전공, 병·의원 등이 불균형하게 배치된 것이 문제라며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비수도권과 해당 분야에서 일하도록 더 높은 의료수가를 적용해주는 등의 유인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의료계 파업으로 정부가 한발 물러서면서 의대 정원 확대 논의가 의정협의체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양측 의견 차로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1차 회의 후 지금까지 7차례 회의를 했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올해 최근 다시 의대 정원 확대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지만, 의료계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에 논의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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