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오케스트라와 시카고심포니를 이끌었고 현재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음악총감독인 명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 피아니스트로서 5월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피아니스트와 지휘자의 길을 동시에 걷는 대표적 모범사례로 유명한 음악인의 첫 내한 피아노 연주다. 1942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유대인으로 비운의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의 연인이었으며, 푸르트뱅글러의 아낌을 받았고, 주빈 메타,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함께 지휘를 배운 클래식 음악계 인물이다. 우리나라에는 1984년 파리 오케스트라, 2011년 청소년 관현악단 서동시집(West-Eastern Divan)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내한한 바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러시아계 유대인의 아들로 태어난 바렌보임은 일곱 살 때 첫 독주회를 열었다. 이고르 마르케비치에게 지휘를 배웠고 푸르트뱅글러에게 조언을 들었으며 나디아 불랑제에게 작곡을 배웠다. 1957년 뉴욕에서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지휘 심포니 오브 디 에어와 협연하면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떠올랐다. 23세 때부터 잉글리시 체임버를 지휘하며 모차르트 교향곡과 협주곡을 연주 및 녹음했고 재클린 뒤 프레, 바이올리니스트 이차크 펄만, 핀커스 주커만 등과 자주 협연했다. 1973년에는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오페라 지휘에 데뷔했고 1981년에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무대에 처음 섰다. 2009년과 2014년 빈 신년음악회를 두 차례나 지휘한 거장인 그는 에드워드 사이드와 서동시집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중동의 평화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바렌보임은 피아노에서 성악적이고 현악적이고 관악적인, 때로는 오케스트라의 성격을 뽑아낸다. 또 앞과 뒤의 악구를 구조적으로 서로 연관시키며 진행하는 능력은 그가 탁월한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임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 멘델스존의 무언가집, 오토 클렘페러와의 베토벤 협주곡집, 잉글리시 체임버를 지휘한 모 차르트 협주곡 등이 바렌보임의 명반으로 손꼽힌다. 5월 첫 내한독주회에서 바렌보임은 자신의 특기인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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