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중퇴 뒤 주경야독… 법조인으로
“어두운 터널도 끝 있어… 희망이 빛”
“‘노력해도 안 된다’, ‘이번 생은 망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절망하는 청년들을 보면서 세상을 바꿔야겠다는 사명감이 들고,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한 자가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으로 돌려놔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국민의힘 김미애(51·사진) 의원은 세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열심히 노력해서 꿈을 이루고 싶으면 가능한 사회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요즘 사회가 정의하는 ‘흙수저’ 출신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차비가 없어 다니던 고등학교를 중퇴해야 했고, 열일곱에 노동3권도 보장되지 않는 3교대 방직공장에 다녔다. 야간근무가 힘들어 도망치고 싶었던 때다. 29세 때 주경야독으로 늦깎이 대학생이 된 김 의원은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5년이 어느 때보다 행복했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면서 “죽을 때 가장 괜찮은 모습이길 바라며 부족한 나를 더 채찍질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200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김 의원은 가난하게 태어나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구고, 박수받을 일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명품을 좋아하면서 아닌 척하는, 자사고나 특목고에 반대하면서 자기 아이들은 보내는 위선에 분노한다.
김 의원은 “조국 전 장관, 추미애 장관 사태를 겪으면서 대한민국은 정의와 공정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상실해 버렸다”면서 “청년들이 패배주의에 빠진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기득권자들은 끊어진 사다리인 줄 알면서도 오를 수밖에 없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청년들이 직면한 문제는 자신들이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김 의원은 피선거권을 21세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로스쿨에 가지 않고도 변호사가 될 수 있는 법안도 발의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흙수저, 금수저 논쟁은 농담이 아니라 진지한 고민이 되었다”면서 “제가 젊었을 땐 ‘노력해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지만, 지금 세대는 그것조차 어렵게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기회는 열리게 되어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학교 다닐 때 터널을 지나다녔는데, 걷다 보면 어두운 터널도 결국 끝이 있었어요. 그런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고달픈 지금이 그 과정이라 생각하고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미래의 꿈을 잃지 말라는, 청년들에게 보내는 당부다.
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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