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전 의원은 “작년 ‘조국 사태’에 물타기를 하고 분노한 여론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시작된 저에 대한 마녀사냥과 물타기 수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원정출산 의혹과 관련 지난 1997년 서울대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했음을 증명하는 의사 소견서를 공개했다.
그간 여권의 의혹 제기에도 ‘정치적 의도에 휘말리지 않겠다’던 나 전 의원은 공개하지 않던 자료를 아들의 입대일에 맞춰 내놓은 것이다.
나 전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늘 아침 제 아들은 논산 육군훈련소로 떠났다”며 아들과 포옹하는 사진과 함께 의사 소견서를 첨부했다.
나 전 의원이 공개한 소견서는 서울대병원이 지난해 9월 발급한 것으로 ‘1997년 12월 11일 유도 분만을 위해 입원했고, 12일 유도 분만을 시행해 아이를 출산한 뒤 14일 퇴원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나 전 의원은 “아들을 훈련소 앞까지 바래다주고 싶었지만, 패스트트랙 재판으로 서울남부지법으로 향하는 중”이라며 “재판 불출석을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의 결정을 기꺼이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 원정출산 허위 의혹부터 시작해 이미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난 스페셜올림픽 건까지 끄집어내고 있다”며 “얼마나 집요하고도 잔인한 탄압입니까. 죄를 만들어내기 힘들 정도로 결백이 명명백백한 사안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검의 추미애 장관 핵심 라인이 아들에게 ‘기소중지 꼬리표’라도 붙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흠집 내겠다는 참 무서운 집착”이라고 주장하며 “힘들지만 멈추지 않고, 지쳐도 쓰러지지 않는다. 저는 제 길을 갑니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나경원 전 의원 페이스북 글 전문.
오늘 아침 제 아들은 논산 육군훈련소로 떠났습니다.
엄마 된 사람으로서 당연히 훈련소 앞까지 바래다주고 싶었지만, 저는 지금 패스트트랙 재판으로 서울 남부지법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아들은 어엿하게 자라 대한민국을 지키러 가고. 엄마는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지키려다 이렇게 탄압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런 장면입니다.
작년 ‘조국 사태’에 물타기를 하고 분노한 여론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시작된 저에 대한 마녀사냥과 물타기 수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들 원정출산 허위의혹부터 시작해서 이미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난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건까지 끄집어내고, 제 아들의 대학 입학까지 끌어들여 조국 전 장관 자녀 논란을 희석시키려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모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추미애 장관 핵심측근인 이성윤 지검장의 중앙지검조차도 ‘전부 무혐의’로 결론을 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실체적 진실입니다. 없는 죄를 만들어내기도 힘들 정도로 결백이 명명백백한 사안이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결코 나경원 좋은 일은 못해준다’는 게 이 정권 가이드라인인지, 윤석열 총장 없는 대검의 추 장관 핵심 라인이 제 아들에게 ‘기소중지 꼬리표’라도 붙여 달아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흠집은 내놓겠다는 참 무서운 집착입니다. 이 얼마나 집요하고도 잔인한 탄압입니까? 도대체 왜 이 정권은 이토록 유독 저에게 악독한 것인지...
작년 저의 끈질긴 저항과 투쟁을 보고 ‘반드시 무너뜨려야 할 사람’으로 판단한 것일까요?
검찰청 곳곳에 추 장관 지시로 움직이는 청와대 비선 라인이 숨어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일부 좌파 정치검사들이 검찰 전체를 망치고 있습니다. 추미애 장관의 인사학살을 몇 차례 겪으며 검찰이 이렇게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죄를 짓지 말기를 바랍니다. 무고한 사람을 이렇게 탄압하는 것은 법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모두 무거운 죄입니다. 일시적 권력에 영원한 명예를 걸지 말기 바랍니다.
아들과 조금이나마 더 같이 있고 싶은 마음에 재판 불출석을 신청해봤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의 결정을 기꺼이 존중합니다.
감히 슬프고 아프다 말하진 않겠습니다. 먹고 사느라 아들 군 입대 제대로 챙겨줄 여유도 없던 수많은 엄마들이 있습니다. 세상의 너무나 많은 희생과 비극을 생각하면 저는 복 받은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아들에 대한 미안함만큼은 감출 수가 없습니다. 엄마 때문에 억울하게 의심 받고 잘못도 없이 논란에 휘말려야 하는 비정한 세상 앞에 그저 당당하고 씩씩한 아들의 모습에 저는 가슴이 미어지도록 미안합니다.
크고 작은 어려움을 함께 이겨 온 제 가족입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 진실은 또렷이 빛날 것이고, 나쁜 것들은 지나갈 것이라고.
힘들지만 멈추지 않고, 지쳐도 쓰러지지 않습니다. 저는 제 길을 갑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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