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정성호는 왜 추미애한테 “정도껏 하세요” 했을까

입력 : 2020-11-13 20:31:31 수정 : 2020-11-13 20:31:29

인쇄 메일 url 공유 - +

정성호·추미애 예결위 ‘충돌’ 놓고 정치적 해석 무성
일각 “이재명·윤석열 지지층 겹쳐”… 정성호는 ‘親李’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 세계일보 자료사진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회의장에서 예결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충돌을 빚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 여의도 정가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같은 여권이긴 하지만 추 장관은 이른바 ‘진문(眞文·진짜 친문재인)’으로 불릴 정도로 친문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정 위원장은 친문과 사이가 별로 안 좋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지지층 일부가 윤석열 검찰총장과 겹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지사 진영이 최근 추 장관이 윤 총장을 거듭 박해하면서 윤 총장 인기가 오르자 이를 경계하고 나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추 장관 탓에 이 지사 지지층 일부가 윤 총장 쪽으로 이동한다’는 생각에서 비롯한 불만이 양측 간 신경전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13일 민주당 인사들에 따르면 최근 윤 총장이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 1위에 오른 것과 맞물려 이 지사 지지율이 떨어진 것에 주목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중도 성향의 부동층 민심이 이 지사에서 윤 총장에게 옮겨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여론분석 전문가는 연합뉴스에 “이 지사는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싫다’는 사람들, 이른바 중도·보수층과 무당층 지지에서 강점이 있는데 그 부분이 윤 총장 지지로 빠졌다”고 분석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전날(12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선 주목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과 추 장관 간에 법무부 특수활동비(특활비)를 놓고 설전이 오가자 여당 소속 정성호 위원장이 추 장관을 제지하며 “정도껏 하세요”라고 톡 쏘아붙인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지난 11일 국회 예결위 전체 회의에 참석해 정성호 예결위원장과 주먹 인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구체적으로 법무부 특활비에 관한 박 의원의 질의 도중 추 장관이 이를 가로막고 반론을 제기했다. 박 의원이 “질문 아직 안 끝났다”며 당혹스러워하자 정 위원장이 추 장관을 향해 “질문에 답변해 달라. 다른 것은 말씀하지 말고 질문을 듣고 답변해 달라”고 촉구, 얼핏 야당 의원 편을 드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이다.

 

정 위원장은 “질문 자체가 모욕적이거나 하면 위원장이 제재해 달라”는 추 장관의 요구에도 “그런(모욕적인) 질문 없었다”며 “협조 좀 해 달라”고 냉랭한 자세로 일관했다. 이에 추 장관이 잠시 위원장석을 노려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4선의원인 정 위원장은 민주당 내 대표적인 ‘비문(非文)’으로 통한다. 경기도에 지역구(양주시)를 두고 있는 정 위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최측근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21대 국회 첫 민주당 원내대표를 뽑는 경선에서 친문의 지지를 등에 업는 현 김태년 원내대표에게 큰 표 차이로 패했다.

 

실제로 정 위원장이 추 장관을 나무라는 듯한 언행을 한 것을 두고 친문 지지층은 온라인 댓글 등으로 정 위원장을 성토했다. 댓글 대부분은 “이 지사와 가까운 인물”이라고 지적하는 내용이다. 보수 야권의 한 관계자는 “추 장관이 윤 총장을 거듭 때림에 따라 이 지사 지지층 일부가 이탈해 윤 총장 쪽으로 가면서 되레 윤 총장 지지율이 오르자 이 지사 진영에서 추 장관을 경계하기 시작한 것 같다”며 “반면 문 대통령의 적극 지지층은 추 장관을 중심으로 더욱 결집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분석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
  • 박규영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