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아프가니스탄에서 딸의 취업을 반대한 아버지가 남성들을 시켜 딸의 눈을 멀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여성 공격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은 자신들은 해당 가족의 일과는 무관하다며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州)에서 경찰로 일하던 카테라(33)가 최근 의문의 남성들 공격을 받아 눈이 먼 사건이 발생했다.
어려서부터 집 밖에서 일하는 것을 원했던 카테라는 마침내 경찰이 되었으나, 꿈을 이룬 지 3개월 만에 이 같은 봉변을 당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카테라의 아버지는 사건 당일 출근하는 딸의 뒤를 따라갔으며,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남성들에게 딸을 향한 공격을 청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테라의 아버지는 이미 경찰에 체포됐으며, 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지목된 탈레반은 자신들은 이 일과 전혀 상관없다는 입장을 로이터통신에 전달했다.
카테라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의사들에게 ‘왜 난 아무것도 볼 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상처가 심해서 그렇다’는 답을 들었다”며 “그때 난 영영 앞을 볼 수 없게 됐다는 걸 알았다”고 날벼락 같은 소식 접하던 순간을 떠올렸다.
눈이 먼 것도 모자라 카테라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자기라는 어머니의 질책을 받는 것으로도 전해져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카테라는 “가능하다면 다시 시력을 되찾고 싶다”며 “다시 경찰관, 아니 바깥에서 여성으로서 일을 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인권은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에 따른 국가 건설을 주장하는 탈레반이 집권할 당시 크게 훼손됐다.
탈레반은 과거 5년 통치 기간에 여성 교육·취업 금지, 공공장소 부르카(여성의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 착용 등으로 여성의 삶을 강하게 규제했고, 성폭력과 강제 결혼도 횡행했다.
아프간에서 여성들은 지금도 ‘○○의 어머니’, ‘○○의 딸’ 등 이름 대신에 남성 중심 가족관계 호칭으로 불리며, 공문서 등 각종 서류는 물론 자신의 묘비에도 이름이 없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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