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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삼국지’ 펼쳐진 대구… 칠성동 이마트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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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0-19 15:00:00 수정 : 2020-10-19 14: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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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일반노조 조합원들이 홈플러스 폐점 매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 대구경북본부 제공

이른바 ‘마트 대전’이 벌어진 대구 북구 칠성동 침산네거리 일대의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이마트 등 대형마트 3곳 중 2곳이 폐점을 결정하면서 지역 유통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유통업계의 소비 트렌드가 언택트(비대면)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급감한 게 원인이다.

 

19일 대구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전국 1호 매장인 대구점이 최종 매각됐다. 지난 7월 안산점·대전 탄방점, 지난달 대전 둔산점에 이어 네번째 점포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오프라인 유통업 불황으로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점포 자산유동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1997년 전국 최초로 개장한 대구점은 한때 백화점에 버금가는 매출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으나, 수년 전부터 인근 대형마트와의 경쟁, 온라인 쇼핑 등에 밀려 사업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구점은 2021년 12월까지 영업한다. 직원 80여명은 인근 점포로 전환 배치하거나 온라인 등 다른 사업부문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그동안 매각에 강하게 반발해온 노조가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함에 따라 철수 과정에서의 진통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폐점설이 나돌던 롯데마트 대구 칠성점도 결국 연말에 문을 닫는다. 문을 연 지 3년여 만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8일 직원들에게 폐점 계획을 알렸다. 칠성점 직원들은 인근 율하점이나 다른 매장으로 배치한다. 지난 2017년 12월 개점한 칠성점은 인근 대형마트, 온라인 시장과의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오는 2032년까지인 계약기간을 남겨둔 채 문을 닫게 됐다. 해당 부지에는 49층 규모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선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직원들은 인근 율하점이나 다른 매장으로 배치할 예정”이라며 “영업은 12월 31일부로 종료된다”고 밝혔다.

 

홀로 시장을 독식하게 된 이마트 칠성점은 1층 가전매장을 리뉴얼 공사를 진행하는 등 고객을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규모 적자인 영업손실 474억원을 기록했다. 대구지역 이마트도 지난 2017년 현금 확보를 위해 시지점을 매각하고 반야월점을 매각 후 재임대했다. 지난해 문을 연 이마트 만물잡화점 삐에로쇼핑도 1년도 안 돼 문을 닫았다.

 

지역 유통업계는 추가 폐점을 결정한 점포는 없다고 밝혔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류종우 영남대 사회교육원 교수(경영학)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가 일상적인 소비 행태로 자리 잡아 가면서 오프라인 점포는 사실상 고사 상태”라면서 “유통업이 정부 지원 대상 업종에서도 빠져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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