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폰트(Font·글꼴)는 저작권이 있는 창작물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임의로 서체를 내려 받고 사용하다 법적으로 다투거나 배상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데요. 요즘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쓸만한 무료 서체들이 배포되고 있어 이 같은 우려를 조금은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폰트란?
폰트는 문서나 그래픽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글자의 획이나, 크기, 자간, 형태 등을 구성해 입력하고 출력할 수 있도록 하는 글자의 모양을 뜻합니다. 우리가 문서작성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글씨를 입력 할 때 모니터 화면에 표시되는 글씨에는 ‘바탕체’, ‘굴림체’등 각각의 이름이 있으며, 모양과 크기 등도 다릅니다.
사용자의 환경과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다양한 종류의 폰트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알파벳은 대문자와 소문자, 숫자 등을 조합해도 100개가 넘지 않아 조금은 수월하지요.
하지만 한글의 경우 자음과 모음 24자를 조합해 만들어지는 1만 이상의 단어들을 계산하고 디자인해야 하므로 만드는 과정이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폰트는 저작권이 있는 창작물로 인정받고 있어요.

◆’티몬체’ 등 무료 폰트 늘고 있다?
특정 폰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구매 해야만 했습니다. 일반 개인이나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때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쓸만한 무료 폰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료 폰트는 말 그대로 저작권이 없는 공개된 자료로 누구나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단, 배포처에서 활용 범위를 지정해 놓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용도 이외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때에는 한 번쯤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자체 폰트를 개발하고 공개한 기업은 티몬입니다. ‘몬소리체’로도 알려진 ‘티몬체’ 인데요, 한글과 영문 2가지를 16년 7월, 대중들에게 무료로 배포했어요. ‘티몬체’는 부드러운 굴림과 임팩트있는 굵기가 공존하는 글꼴로 개성을 가진 서체예요. 제목 서체로 쓰기 좋은 두꺼운 느낌을 살리면서 부드러운 느낌의 굴림을 적용한 디자인으로 제작됐지요.
때문에 ‘티몬체’는 특유의 두께감과 캐주얼한 느낌으로 즐거운 정보를 간결하게 전달하기 좋습니다. 이를테면 ‘특가 소식’ 같은 쇼핑 정보가 대표적이겠네요. 특히 아무런 제약이 없는 무료폰트라서 누구나 사용 가능합니다. 단, 무료배포 서체인 만큼 개인적으로 판매하는 행위만 아니라면 자신의 작업물과 사업에 영리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국민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한글날을 맞아 ‘을지로 10년후체’를 배포했어요. 지난해 한글날 내놓은 ‘을지로체’에 10년이라는 시간 개념을 더해 희끗희끗하게 바랜 느낌을 전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빙그레, 세븐일레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서체 배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요.
빙그레는 한글날을 맞아 제작한 다섯번째 한글 글꼴인 ‘빙그레 싸만코체’를 배포했습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청산리 전투 승전 100주년을 기념해 ‘김좌진 장군 독립서체’를 선보였어요.
이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자사에서 직접 개발한 폰트들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목적에 따라 잘 활용하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무료 폰트 배포 이유
폰트 제작이 절대 쉽지 않음에도 기업들이 폰트를 무료로 배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기업 브랜드에 대한 친근함과 인지도를 향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무료로 배포할 경우 사용에 제약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어요.
티몬체의 경우 식당과 상점의 간판, 현수막, 지하철 광고 등에도 활용되고 있어요. 또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인 ‘아라리요’에도 활용되기도 했고, TV 예능에서도 자막으로 활용되며 대중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티몬 관계자는 "고객의 일상 속에서 티몬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인지시키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무료로 서체를 배포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 확산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정도면 폰트를 개발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한 번쯤은 기업에서 제작하고 무료배포까지 고려할만한 이유가 충분해 보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무료 폰트들이 늘어나서 고민을 덜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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