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촬영 힘들었지만 물 좋아해”
다이빙 선수 역할 위해 최대치 훈련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 ‘디바’가 ‘테넷’을 제치고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라섰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가 몰랐던 배우 신민아(36)의 모습에 놀라게 된다. 주로 밝고 따뜻한 역할을 해 온 그는 스릴러 장르의 이 영화에서 다이빙 선수 이영으로 분해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선을 보여 준다. 결말에 이르면 광기가 폭발한다.
그는 지난 17일 화상 인터뷰에서 “저도 제 얼굴이 낯설기도 하고 신선했다”며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고 당일 기억을 잃어버린 이영을 중심으로 사건의 진실을 역추적하는 구조다. 이 사고로 이영의 동료이자 친구 수진(이유영)이 실종된다. 두 주연 배우에 감독, 촬영감독, 제작사 대표까지 모두 여성이다. 외관상 여성 서사 영화이지만 영화가 건드리는 건 보편적인 감정이다.
“제 생각엔 이영은 수진이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질투심, (1등이란) 자리에 대한 압박감이나 위기감은 경쟁 사회에서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감정이라 생각해요. 수진에 대한 이영의 감정에 공감이 갔죠.”

그는 다이빙계 디바란 역할을 소화해 내기 위해 고도의 훈련을 거쳤다. 촬영 3∼4개월 전부터 거의 매일 다이빙, 와이어 액션 등을 연습했다.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훈련받았다고 한다.
그는 “수영을 배운 적은 없는데 물을 너무 좋아하고 고소 공포증은 조금 있었다”면서 수중 촬영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물속에서 숨을 참는 것도 힘들잖아요. 수중 촬영이 많다 보니 코에서 물이 안 빠져 힘들었어요. 물속 장면이 신비롭고 아름답게 나와 다행이다 싶었죠.”
열네 살에 모델이 된 그는 올해 데뷔 23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간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정신력이다.

“배우는 어떤 역할이 주어졌을 때 그걸 해내야 하고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평가받는 직업이잖아요. 저 자신을 들여다보려 노력해요.”
그는 “아직 보여 드릴 게 많다”며 “악역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여배우들이 뭔가 보여 드릴 수 있는 작품에 한계가 있어요. 오랜 시간 연기했는데 기회가 많이 오지 않았습니다. 여성 이야기를 다루는 상업영화 자체가 귀하죠. ‘디바’ 같은 작품은 기획부터 개봉까지, 투자도 쉽지 않거든요. 영화 소재가 다양해진다면 여배우들이 보여 드릴 수 있는 게 많아질 것 같아요.”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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