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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들에게 ‘공화국 스타일’ 옷 입으라는 프랑스 교육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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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9-23 13:00:00 수정 : 2020-09-23 11: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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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교육부 장관이 학교 복장 규제에 항의하는 여학생 시위와 관련해 “학생들은 공화국 스타일(republican style)의 옷을 입어야 한다”고 밝혔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장미셸 블랑케 교육부 장관은 전날 RTL 라디오 인터뷰에서 “학교에는 정확한 옷차림으로 가야 한다”며 “해변이나 나이트클럽에 갈 때처럼 학교에 가지는 않는다. 공화국 스타일의 옷을 입고 학교에 가야 한다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이달 초 등교 수업이 재개된 이후 미니스커트나 목이 깊게 파인 상의, 배꼽티 등을 입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는 불평이 쇄도하면서 ‘#lundi14septembre’(#MondaySeptember14)라는 고교생 시위가 일어났다. 여학생에 대한 복장 규제나 외모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을 규탄하기 위해 지난 14일 일부러 규정에서 벗어난 옷을 입은 것이다. 이들은 “남학생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옷을 입는 것이 허용되는데 여학생들만 옷차림을 감시당한다”며 “이는 차별이자 이중잣대”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블랑케 장관의 발언은 소셜미디어상에서 ‘공화국 스타일이 정확히 뭐냐’는 의문과 조롱을 불러일으켰다.

 

가수 잔 셰랄은 자신의 트위터에 프랑스 국기로 알몸을 가린 사진을 올리며 장관의 말을 비꼬았다. 다른 사람들은 외젠 들라크루아의 그림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올렸다. 그림 속 가슴을 드러낸 채 삼색기와 총을 들고 혁명군의 선두에 선 자유의 여신 모습이야말로 공화국 스타일 옷차림 아니냐는 의도가 담겨 있다.

 

 

세계적인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에서는 ‘너의 돼지(성폭력 가해자)를 폭로하라’는 뜻의 해시태그 ‘#BalanceTonPorc’가 유행했는데, 최근 여학생 복장 규제 논란 속에 ‘#BalanceTonBahut’(너의 학교를 폭로하라), ‘#BalanceTonProf’(너의 교사를 폭로하라)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학교에서 성차별·폭력을 당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정부의 방지 대책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이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사진=잔 셰랄 트위터 캡처·루브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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