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까지 모든 무료 접종 일정 일시 중단

22일부터 예정됐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이 미뤄지게 됐다. 백신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돼 질방관리청은 즉각 무료 접종 일정을 일시 중단했다.
질병청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인플루엔자 조달 계약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22일부터 시작되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발견된 백신은 이날부터 무료 접종을 하려던 13∼18세 대상 물량이다. 독감 백신을 운반할 때는 냉장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일부 업체가 이송 과정에서 백신을 상온에 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은 이번 문제로 해당 물량 대상자뿐 아니라 임신부 등 전체 무료 접종 대상자의 예방접종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질병청은 관련 업체의 독감 백신 공급은 즉시 중단하고 이미 공급된 백신까지 품질 검증을 다시 거친 뒤 순차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의 독감 백신에 대한 질병청의 검사 의뢰를 토대로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항목에 대한 시험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부터 시작되는 임신부 및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과 기존 2회 접종 대상자에 대한 예방접종이 모두 중단됨에 따라 참여 의료기관 및 대상자에게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안내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이상 반응이 신고된 사례는 없으나 이상 반응 모니터링을 더욱 철저히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질병청은 지난 8일부터 독감 백신을 2회 접종해야 하는 생후 6개월∼만 9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시작했다. 당초 이날부터 초·중·고교생과 임신부도 독감 무료 접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다만 현재까지 아동에게 공급된 백신에는 문제가 없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겨울철을 앞두고 독감까지 두 감염병이 같이 유행하는 일을 막고자 정부는 올해 독감 예방접종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올해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는 총 19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7%에 해당한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독감 백신 접종 일정이 중단되면서 동시 유행 차단 계획도 늦춰지게 됐다.
질병청은 식약처와 함께 이날 오전 10시 브리핑을 통해 독감 예방접종 일시 중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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