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파로 분류… 막후 역할 기대

차기 일본 총리 선출 과정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81·사진) 자민당 간사장의 간사장 재임 일수가 8일 1498일로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의 기록을 경신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9일 보도했다.
당내 7개 파벌 중 공동 4위 파벌의 영수인 니카이 간사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사실상 총리를 의미하는 자민당 총재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지지를 선언해 스가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 됐다. 니카이파가 분위기를 잡자 다른 4개 파벌이 잇따라 스가 장관 지지에 동참하면서 대세가 결정됐다.
이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국회의원 394명 중 80%에 육박하는 308명(78.2%)의 지지를 확보했다.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은 52명,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24명의 지지를 얻고 있다.
조직과 자금 등 당무를 총괄하는 간사장은 총재에 이은 당직 넘버 2의 자리다. 스가 장관이 오는 14일 총재 선거에 이어 16일 총리에 선출된 뒤 단행할 개각 및 당직개편에서 니카이 간사장은 유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노회한 니카이 간사장은 한국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지한파로 분류돼 스가 정권 출범 시 막후 역할이 기대된다. 2018년에는 계파 의원 40여명을 이끌고 한국에서 연수회를 하기도 했다.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도 니카이파 소속이다. 니카이 간사장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 막역한 관계의 한국 정치인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일관계가 악화한 지난해에는 일본을 방문한 한국 국회의원들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기도 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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