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다음' 창업자 이재웅 "뉴스 편집, 인공지능이 전담하면 중립성 괜찮은 걸까요?"

입력 : 2020-09-09 07:41:58 수정 : 2020-09-09 10:02:17

인쇄 메일 url 공유 - +

이재웅 전 대표, 포털 측 해명에 정면으로 문제 제기한 셈
포털 다음 창업자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윤영찬 의원과 포털 다음을 모두 비판했다. 이재웅 페이스북 캡처

 

"과연 뉴스편집을 AI(인공지능)가 전담하면 뉴스의 중립성은 괜찮은 걸까요?"

 

포털사이트 '다음'(DAUM)을 창업한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던진 물음이다. 이 전 대표는 e메일 서비스 한메일에 이어 포털사이트 다음까지 창업해 운영하면서 국내 인터넷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화시킨 인물이다.

 

이 전 대표는 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카카오의 '뉴스편집'에 대해 항의한 일이 알려지자 이를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포털들이 뉴스편집을 AI가 100% 전담한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가치중립적이라 자신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 전 대표는 먼저 국회의원이 포털의 뉴스편집에 일종의 '압력'을 행사하려는 행위는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마음에 안 드는 뉴스가 메인에 올라왔다고 바로 포털 담당자를 불러서 강력히 항의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포털을 자기에게 유리한 뉴스만 보도되도록 압력을 넣는 것은 국회의원이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이 전 대표는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뉴스편집은 100% AI가 한다'고 밝힌 뉴스1의 기사를 인용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AI는 가치중립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규칙 기반의 AI는 그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의 생각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 전 대표의 설명이다.

 

이 전 대표의 지적은 정치권에서 고질적으로 반복된 '뉴스 편집의 편향성 논란'과 무관치 않다. 주요 선거에서 '온라인 여론'이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게 되면서 정치권들이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편집'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불거진 군 '사이버 사령부 댓글 조작' 논란과 문재인 정권 출범 이듬해 불거진 '드루킹 댓글 조작' 논란은 정치권이 포털의 뉴스 댓글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려 했다는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에 네이버는 지난 2018년, 뉴스편집에서 사람의 판단을 일체 배제하고 AI 기반의 뉴스편집을 선보였으며 다음은 네이버보다 더 앞서 AI 기반의 뉴스편집을 시행했다.

 

이후 정치권에서 '뉴스편향성' 논란이 반복적으로 재생될 때마다 양대 포털은 "AI가 하는 일이며 사람의 개입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웅 전 대표는 이같은 포털의 해명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셈이다.

 

그는 "예를 들어 AI 시스템이 채용면접을 한다 했을 때, 이를 설계한 사람이 학점 비중 0.1 외모에 비중 0.2 수능성적에 비중 0.3 동아리 리더십 경력에 비중 0.2를 두겠다고 결정하면 AI는 이에 맞춰 계산해 점수를 내게 되는데, 이를 '중립적이고 차별이 없다'고 과연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그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인공지능은 우리가 설계한 대로 혹은 우리의 현상을 반영해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AI라고 해서 가치중립적으로 판단하지 않기에, AI시스템이 차별하지 않는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지 판단하기 위한 감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즉 AI가 내놓은 결과물이 '편향적이다'는 지적이 만약 나왔다면, AI가 왜 이같은 판단을 내렸는지, 이를 들여다보고 분석한 결과 없이 'AI시스템이니까 중립적'이라고 답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 이 전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어떤 가치판단을 가지고 어떻게 뉴스편집을 하도록 설계된 AI인지를 밝혀야 한다"면서 "뉴스편집 AI는 물론, 대출심사 AI, 채용면접 AI, 입학심사 AI, 자율주행 AI 등 사람을 평가하거나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그 시스템이 우리 사회의 문화나 윤리를 잘 반영하는가 분석하고 감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즈나 정세비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