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라는 말이 아직도 가끔은 어색한 제게 많은 응원과 사랑을 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최선을 다해 좋은 작품으로 보답할게요.” (섭이 작가)
캡틴 아메리카, 토르, 배트맨, 슈퍼맨 등. 미국의 대표적인 코믹북 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의 대표 캐릭터다. 개별 코믹북으로 시작된 이들은 하나의 세계관에서 서로 연결된다. 마블 유니버스와 DC 유니버스다.
한국에도 이들과 비슷한 게 있다. 와이랩(YLAB)의 슈퍼스트링스다. 슈퍼스트링스는 와이랩이 총괄하는 영웅 프로젝트다. 마블이나 DC와 같이 네이버 웹툰을 통해 소개되는 여러 웹툰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묶었다. 부활남, 신석기녀, 테러맨, 아일랜드, 신암행어사 등이 이에 포함된다. 각 웹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서로 연결돼 하나의 빌런(악당)을 상대로 싸운다.
마블, DC, 슈퍼스트링스. 이들의 장점은 하나의 이야기에 다양한 영웅과 빌런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은 여러 코믹북, 또는 웹툰이 합쳐진 것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해당 코믹북 전부를 봐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작품이 있다. 한 웹툰에 다양한 영웅과 빌런을 만날 수 있으며, 각자의 개성이 다 살아있는 작품. 바로 네이버 웹툰 ‘초인의 시대’다. 지난해 7월 12일 프롤로그가 처음 공개된 이후 29일 현재까지 59화까지 개시돼 있다. 이야기는 지구에 ‘이인종’이라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나타나 인류를 학살한다. 이에 인류 속에 있던 ‘초인’이 능력을 발휘해 이인종을 물리친다.
“2018년 밤낮없이 외주 일을 하던 당시에 과로 때문인지 자주 꿈을 꾸곤 했는데요. 괴물에게 쫓기던 저를 누군가 구해주는 짤막한 꿈을 꿨습니다. 그것이 제 기억 속에 너무나 멋있게 자리 잡아서 누군가 지구를 구원해 주는 이야기를 써보자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아마도 그때부터 구상에 들어갔던 것 같아요.”
‘초인의 시대’는 한 명의 작가가 구상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스토리가 탄탄하며 개성 가득한 캐릭터가 다수 등장한다. 팬들 사이에서도 독특한 그림과 탄탄한 스토리 구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너무나 영광이고 기분 좋은 칭찬인 것 같습니다. 동시에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기는 것 같아요. 훌륭한 작품들 사이에서 제 작품도 좋아해 주시고 좋은 평가를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초인의 시대’는 영웅물이기 때문에 다양한 영웅(초인)이 등장한다. 한국 초인 ‘임강’을 중심으로 세인트 펄, 겔런 위드로, 맷 디온(미국)과 막심 바실로프, 키릴로(모스크바), 제인소나타, 수이(영국) 등. 각기 다른 능력과 성격을 가지고 있다. 외모도 다르다.
“보통은 즉흥적인 영감에서 캐릭터를 만들어냅니다. 해당 초인의 비주얼적인 면모와 성향이 그 초인의 능력과 어느 정도 맞물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초인의 적인 이인종도 다양하다. 특히 외형이 기괴하다. 이에 대해 섭이 작가는 “벌레, 식물, 갑각류, 파충류, 포유류, 연체동물 등 지구에 실존하는 생명체를 모티브 삼은 뒤에 인간의 형태로 그려낸다”며 “이인종의 태생에 관련된 스토리와도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초인의 시대’에는 초인, 영웅이 나오기 때문에 마블, DC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초인의 시대’는 기본적으로 액션 판타지 히어로물입니다. (다른 작품과) 차이점은 먼저 비공식적인 영웅이라는 점입니다. 대체로 각 나라 초인들은 개인주의적이며, 알려진 바가 없고, 이인종의 존재를 배제한다면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인간일 뿐입니다. 외계의 침공으로부터 지구를 지켜야 하는 영웅적인 자세보다는,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게 일상 속에 숨어 사는 한 인간의 시선으로 사회적 문제(이인종 사태)를 직면한다는 점입니다.”
섭이 작가는 “점점 사명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초인들의 감정선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라 볼 수 있다”며 “그것이 기존의 히어로물과 조금은 다른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초인이 더 늘어날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인종 사태의 종결을 위해서 결국 큰 전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앞으로 나올 초인 수는 설정상의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확답을 드리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했다. 다만 “초인들의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초인의 시대’는 초반부터 주인공 ‘임강’의 위주로만 흘러가지 않고, 각 초인의 에피소드를 깊이 있게 다뤄주기 위한 의도로 약간의 옴니버스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주요 초인들의 에피소드는 어느 정도 다뤄주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하나의 굵은 메인 스토리로 진행될 것입니다. 첫 시즌의 약 50% 온 것 같습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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