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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생명 지켜주는 안전벨트·카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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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8-28 22:37:26 수정 : 2020-08-28 22: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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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고속도로를 달리다 순식간에 사고를 당했다. 앞서가던 차가 갑자기 멈췄고, 운전대를 잡은 남편은 깜짝 놀라 브레이크를 밟았다. 앞차와 부딪치기 직전 가까스로 멈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잠시 후 ‘콰쾅’ 소리와 함께 우리 차가 크게 흔들렸다. 뒤따라오던 차가 들이받은 것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우리 차는 뒤범퍼가 다 부서졌고, 뒤차는 보닛이 종이처럼 구겨져 거의 반파됐다. 결코 가볍지 않은 사고였지만 다행히 남편은 물론 뒷좌석에 있던 나와 아이도 크게 다치진 않았다. 안전벨트와 카시트 덕분이었다.

이후 지인들에게 사고 이야기를 전하면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나의 몸상태를 보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사고 차량의 사진을 보여주면 한결같이 사고가 컸다며 놀라워했다.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하고 있었다는 말에도 꽤 많은 사람이 놀라며, 평소 뒷좌석에선 안전벨트를 하지 않는다는 ‘고백’을 했다. 한 친구는 아이가 카시트를 싫어해서 차로 가까운 거리를 갈 때는 그냥 안고 간다고 하기도 했다.

김유나 사회2부 기자

사실 나 역시 몇 년 전만 해도 뒷좌석에선 안전벨트를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 생각이 바뀐 것은 2년 전쯤이다. 당시에도 정차 중인 우리 차를 뒤차가 들이받은 사고가 있었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임신 중이어서 많이 놀랐었다. 매일 지나는 동네 이면도로라 사고가 나리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이기도 했다. 우리 차를 얼마나 조심히 운전하느냐와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득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안전벨트에 집착하게 됐다. 가해 차량이 반파되는 등 충격이 컸던 최근 사고 상황을 떠올릴 때마다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된다. 아이를 카시트에 앉히지 않았거나 어깨끈을 느슨히 했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을 경우 교통사고 사망률이 5배 가까이 높아진다고 한다. 안전벨트를 ‘생명벨트’라 부르는 이유다. 지난 6월 충북의 한 도로에서는 45인승 버스가 3m 아래 하천으로 추락했는데 탑승자 중 중상자는 한 명도 없었다. 모두 안전벨트를 하고 있던 덕분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갑갑하거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안전벨트와 카시트를 소홀히 여긴다. 2018년 9월부터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과 카시트 사용이 의무화됐지만, 지난해 기준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36.4%(한국교통안전공단 조사)에 그쳤다. 지난해 카시트 착용률은 53.3%에 불과했는데, 이 중 40%는 카시트가 있는데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주변 사람들에게 내 경험을 전하며 틈나는 대로 안전벨트와 카시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건성으로 듣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에겐 그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어떤 곳도 완벽하게 안전하지 않고 누구도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고는 늘 예기치 않은 순간에 일어나고, 사고가 난 뒤 후회하면 늦을 수도 있다. 후회를 줄이려면 안전벨트를 제대로 착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고는 정말, 순식간이다.

 

김유나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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