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자 ‘퍼스트 레이디’인 멜라이나 트럼프 여사가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남편을 지지하며 한 말이다. 비록 지금은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에게 뒤져 2위에 머물고 있으나 곧 역전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담겨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남편이자 현직 대통령, 그리고 공화당의 올해 대선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찬조 연설을 했다. 역대 영부인 중 가장 대외활동을 적게 해 ‘은둔의 퍼스트 레이디’란 별명까지 얻은 멜라니아 여사가 정말 모처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내 남편(my husband)’으로 호칭하며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내 남편의 내면에는 미국 국민과 그 가족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는 대통령이 있다”며 “그(트럼프 대통령)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미국인도 많음을 의식한 듯 멜라니아 여사는 “여러분이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는 아마 다들 알고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확실한 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그 국민을 너무나 사랑하고, 그래서 미국과 그 국민을 더욱 더 위대하게 만들고자 애쓰는 참된 인물이란 점”이라고 강조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건 이 나라를 더욱 번영한 나라로 만드는 것 한 가지뿐”이라며 “그렇게 때문에 ‘정치 놀음(playing politics)’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정치 놀음이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야당 민주당의 비판을 오로지 정쟁만을 위한 정쟁, 정치 공세로 깎아내리기 위해 쓴 표현으로 보인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그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나라다.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코로나19 확산세를 잡느냐, 못 잡느냐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지난 3월 코로나19의 창궐 이후 미국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한 점을 제외하곤 코로나19에 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외국에서 태어난 퍼스트 레이디다. 올해 50세인 그는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일원이다가 1990년대 초 독립한 슬로베니아 출신이다. 패션 모델로 일했던 그는 2005년 당시 부유한 기업인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세번째 부인이 되었고 이듬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그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엔 올해 14살 된 아들 배런 트럼프가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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