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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력 우수한 KF-X…"스텔스 성능을 높여라"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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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8-23 06:00:00 수정 : 2020-08-21 20: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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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19) 프레스 데이 행사에서 공군의 한국형 전투기(KF-X)의 실물모형이 공개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날카롭고 각진 외형, 거대한 크기의 무기를 수납하는 내부 공간, 조종석에 설치된 대형 화면…. 레이더에 거의 포착되지 않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의 상징들이다. 1990년 1차 걸프전에서 F-117 스텔스 전폭기가 이라크군을 제압하는 모습을 목격한 세계 각국은 스텔스기 확보에 열을 올렸다. 많은 사람들은 스텔스기가 미래 공군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스텔스 열풍’에 힘을 실었다. 

 

1차 걸프전으로부터 30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가 생산 중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과거에 개발된 기종들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라팔와 타이푼 전투기는 물론 1970∼1980년대 등장한 F-16과 F-15도 꾸준히 주문을 받으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2030년대 실전배치될 한국형전투기(KF-X)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장과 기술적 신뢰성이 핵심

 

F-35는 일반적인 레이더로는 탐지가 매우 어렵다. F-35가 스텔스 전투기를 상징하는 기종인 이유다.

 

하지만 스텔스 성능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F-35의 약점인 빈약한 무장 문제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F-35의 공대공, 공대지 무장은 기존 F-16과 큰 차이가 없고 장거리 지상타격 능력은 F-15보다 부족한 실정이다. 

 

미 해병대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전투기가 착륙을 위해 리프트팬을 가동하고 있다. 미 해병대 제공

B-1B 전략폭격기나 F-15E 전투기를 포함해 타격수단이 많은 미국 공군은 대체할 방법이 있지만, 공군 규모가 작아 전투기 한 대에 다양한 역할을 맡기는 나라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전투기의 기본적 임무인 공중전에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산 AIM-130 중거리 공대공미사일보다 더 빠르고 멀리 날아가는 미사일을 개발한 상태다. 중국은 J-20 스텔스 전투기에 음속의 5배 속도로 300㎞ 이상을 날아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PL-15 공대공미사일을 탑재했다. 러시아도 SU-35 전투기에 사거리 400㎞의 R-37을 장착했다.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F-35를 직접 타격할 수는 없어도 조기경보통제기나 전자전기 등 F-35의 비행을 지원하는 항공기는 충분히 공격이 가능하다.  

 

이에 미국은 2020년대 초 실전배치를 목표로 AIM-260 장거리 공대공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으나 중국과 러시아보다 늦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F-35에 대한 기술적 신뢰성도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 작전시험평가국의 지난해 11월 평가에서 F-35 소프트웨어 결함이 873건 발견됐다. 작전시험평가국은 F-35에 탑재된 25㎜ 기관포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정확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공군 FA-50 경공격기 편대가 비행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성능개량을 거쳤지만 한 세대 이전의 전투기인 F-16V에 대한 주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미 공군이 최근 F-15EX 도입을 결정한 것도 기술적 신뢰성과 무관치 않다. F-15와 F-16은 여러 차례 실전에서 성능이 검증됐고 대량생산된 덕분에 저렴하며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한발 늦었지만…KF-X도 도전할만 하다

 

‘스텔스의 함정’에 빠진 미국과 달리 유럽은 항공무장과 레이더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처럼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만드는 대신 타이푼이나 라팔처럼 기존 방식대로 제작된 전투기를 운용한다. 대신 2030년대 이후를 염두에 두고 인공지능(AI) 기능 등이 포함된 6세대 전투기를 개발중이다.

 

유럽 에어버스의 타이푼 전투기는 독일 스웨덴이 합작해 개발한 타우러스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사거리 500㎞)과 미티어 장거리 공대공미사일(사거리 200㎞)로 무장했으며,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도 갖췄다. 

 

프랑스 해군항공대 라팔 전투기가 항공모함에 착함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프랑스 닷소의 라팔은 AESA 레이더 장착이 다소 늦었지만, 스칼프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사거리 560㎞)과 미티어 장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운용해 강력한 타격력을 자랑한다.  

 

유럽이 미국보다 스텔스 기술이 뒤떨어진 것은 아니다. 미국이 F-22를 개발할 당시 독일은 스텔스 형상 설계나 도료 생산 등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레이더를 비롯한 대(對) 스텔스 기술의 발달을 염두에 두고 균형잡힌 설계를 갖춘 전투기 개발로 선회했다. 전투기는 한 번 개발되면 수정이 쉽지 않다. 특히 F-35처럼 고도의 스텔스 기능이 포함된 기체는 더욱 어렵다. 반면 레이더는 지상, 해상, 공중 등 다양한 작전환경에 맞춰 출력이나 파장 등을 다양하게 조정할 수 있다. 비용도 스텔스 전투기 개발보다 훨씬 저렴하다.

 

KF-X에 탑재될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방위사업청 제공

KF-X는 F-35보다 스텔스 성능은 낮지만, 공격력은 다른 기종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국내 개발중인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또는 타우러스 미사일과 미티어 미사일이 장착될 예정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진행하고 있는 국산 AESA 레이더 개발이 성공한다면, 2030년대에도 일선에서 활동할 타이푼이나 라팔 같은 유럽 전투기와 유사한 수준의 기종을 국내 개발로 확보하는 셈이다. 

 

F-35는 스텔스 성능만큼은 확실한 전투기다. 따라서 스텔스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작전에만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공격력을 갖춘 KF-X는 다양한 용도에 쓰일 수 있다. 항공무장과 전자장비를 개량한 ‘포스트 KF-X’를 만든다면, 그 효과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국산 FA-50 경공격기 무장을 강화하는 성능개량까지 더해지면 공군력 증강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계속 축적할 수 있어 항공우주산업 발전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FA-50은 필리핀 이슬람 반군 소탕작전에 투입된 적이 있어서 기술적 향상이 뒷받침된다면 검증된 기체로서 해외 수출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에서 기계가 T-50 훈련기 구조물을 만들고 있다. KAI 제공

방산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무장체계는 스텔스 성능만큼 중요한 요소”라며 “KF-X도 무장체계를 더욱 강화한다면 전력 증강은 물론 해외 수출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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