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정치할 때 힘들어하는 것 보고 위로하고 안쓰러워하고 그러셨는데 역전이 됐습니다, 입장이.”(표창원 전 의원)
“아니요. 저는 정치하러 간 건 아닙니다.”(이수정 교수)
여권 정치인에서 본업인 범죄 프로파일러 겸 방송인으로 돌아간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근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커다란 화제가 된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 간의 대화가 눈길을 끈다.
자신과 입장이 바뀌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표 전 의원이 먼저 던지자 이 교수가 정계 입문 의사가 없으니 입장이 바뀐 게 아니라고 맞받으며 일각의 ‘정치권 진출설’에 거듭 선을 그은 셈이다.
두 사람은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범죄심리 전문가로 꼽힌다. 이 교수가 표 전 의원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둘의 대화가 성사됐다.
21일 표 전 의원의 SNS에 의하면 방송은 전날(20일) 오후에 이뤄졌다. 먼저 진행자인 표 전 의원이 “미래통합당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가 오늘(20일) 1차 회의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분들 중에 특히 주목을 받는 분이 있다”면서 게스트인 이 교수를 소개했다.

이후 표 전 의원은 “제가 정치할 때 힘들어하는 것 보고 위로하고 안쓰러워하고 그러셨는데 역전이 됐습니다, 입장이”라고 이 교수한테 멘트를 날렸다. 통합당 성폭력대책위원으로 위촉된 것을 일종의 ‘정치 행위’로 해석했다.
그러자 이 교수는 “아니요. 저는 정치하러 간 건 아닙니다”라고 즉각 부인했다. 이어 “그냥 자문위원으로서 할 일을 하게 될 것 같고요”라며 “제가 어차피 해오던 일이 여성들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대안을 연구하기도 하고 제안하기도 하고 이런 일이라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를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자신이 마치 통합당에 입당이라도 한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친문(친문재인)’ 진영 누리꾼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날 방송에선 표 전 의원이 이 교수한테 과거 정계 진출을 권유했던 사실도 공개됐다. 표 전 의원은 “사실 제가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하면서 교수님께 저랑 바통 터치하자, 저 대신 들어가서 이 성폭력 문제나 피해자 보호나 범죄에 대한 대책이나 입법 해주십사하고 제가 간곡히 부탁드렸더니 차갑게 냉정하게 거절하고 손사래 치셨잖아요”라고 말했다. 이에 이 교수는 “네, 정치는 노(NO)입니다“라고 거듭 확언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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