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내 번화가 등에서 한국인 여성들을 불법 촬영해 이를 자신이 운영하는 ‘한국 여자는 쉽다’(korean girls easy)라는 이름의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한 혐의로 국내로 송환된 영국인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 남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과 클라우드 등에선 국내외에서 찍은 불법 촬영물 약 198GB(기가바이트)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국내로 송환돼 성폭력처벌법 위반(영리목적 촬영물 유포) 혐의로 구속된 영국인 A씨가 검찰에 송치됐다. A씨는 2018년 8월9일부터 18일까지 국내에 머무르며 이태원과 홍대 등 서울 주요 관광지에서 지나가는 여성들에게 접근해 말을 걸었고, 이 장면을 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불법 촬영한 피해 여성은 1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 여자는 쉽다’라는 사이트를 운영하며 이렇게 찍은 불법 촬영물을 게시했다. A씨는 일본과 홍콩 등에서도 비슷한 행각을 벌였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A씨는 한국인 여성을 자신의 숙소로 유인해 강제추행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유료 회원들에게 1인당 27달러(약 3만2000원)를 받고 불법 촬영한 영상을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영국인 남성이 한국인 여성을 찍은 불법 촬영물을 해외 사이트에 게시했다는 언론 보도를 계기로 수사에 착수했다. A씨가 이미 출국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경찰은 곧바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해 적색 수배령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11월 덴마크 경찰에 의해 현지에서 체포됐다. 이후 지난달 31일 국내로 송환돼 구속됐다.
경찰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A씨가 운영해온 사이트를 폐쇄 조치하는 한편, A씨의 SNS 계정과 클라우드 등에 저장돼 있던 약 198GB 규모의 국내외 불법 촬영물을 모두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피의자(A씨)가 운영한 불법 촬영물 유포 사이트의 유료 회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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