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 ‘한국 맞춤형 신제품’ 앞세워 공세
LG전자, 물걸레 청소 기능으로 차별화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의 경쟁이 LG전자와 다이슨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무선청소기 시장은 영국의 다이슨이 선두주자인데, LG전자가 기술력과 맞춤형 기능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며 국내 시장의 선두를 지키고 있다. 다이슨도 최근 국내시장을 공략할 신제품을 발표하는 등 무선청소기 시장의 양사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슨은 최근 국내에서 제품발표회를 열고 무선청소기 신제품 ‘다이슨 옴니-글라이드’와 ‘다이슨 디지털 슬림’을 공개했다. 신제품은 제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한국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출시됐다.

온돌문화가 있는 한국시장을 겨냥한 기능들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신제품은 가격대도 50만원대에서 시작하는데, 기존의 다이슨 청소기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위주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존 처칠 다이슨 무선청소기사업부 부사장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은 전 세계에서 청소를 가장 자주 하며 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잘 알고 있는 편”이라며 “이런 특성이 제품 개발에 큰 영감을 줬다”고 설명했다.
다이슨의 이 같은 공세는 최근 국내시장에서 주춤하는 시장 점유율의 영향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무선청소기 시장의 선두주자인 다이슨은 국내시장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전통적인 가전기업에 밀리는 모습이다.
다이슨의 국내 진출 초기만 해도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로 소비자의 높은 선호를 받았으나, 고가의 가격정책과 부실한 애프터서비스(AS)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최근엔 경쟁사의 기술력 향상으로 성능을 통한 차별화가 어려워지자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로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이슨은 앞서 지적이 제기된 AS센터도 연내 10여곳을 개소하는 등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전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을 겨냥한 차별화된 기능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LG전자는 무선청소기에 물걸레 청소 기능을 넣었고, 삼성전자는 먼지통을 청소하는 청정스테이션을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기업들이 무선청소기에 물걸레 청소 기능을 넣은 것이 판도 변화의 분기점이었다”고 말했다.
소비자 선호는 LG전자와 다이슨의 양강 구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6월 소비자행태조사’에 따르면 LG전자의 ‘코드제로’가 소비자 선호도 62%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이슨은 60%로 오차범위 내에서 2위를 지켰고, LG전자 유선청소기 ‘싸이킹’(18%), 삼성전자 제트(17%), 일렉트로룩스(13%)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1년 내 구매한 청소기로도 LG전자 코드제로가 22%, 다이슨이 21%로 선호도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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