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1일부터 국내에 공급된다.
이날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렘데시비르 수입자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와 국내 도입 협의를 통해 의약품 무상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된다.
앞서 한국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중앙임상위)가 지난달 21일,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를 투여할 것을 공식 권고하면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8번째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하는 국가가 됐다.
렘데시비르는 최근 미국에서 진행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이 31% 단축됐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렘데시비르의 우선 투약 대상은 폐렴이 있으면서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로, 해당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이 국립중앙의료원에 의약품 공급을 요청하면 필요시 중앙임상위의 자문을 거쳐 투약 대상자를 정하게 된다.
특히 투약을 받으려면 ▲흉부엑스선 또는 CT상 폐렴 소견 ▲산소포화도가 94% 이하로 떨어진 상태 ▲산소치료를 하는 환자 ▲증상발생 후 10일이 지나지 않은 환자 등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5일(6병) 투여가 원칙이고, 필요시 5일 연장할 수 있지만 전체 투여 기간은 최장 10일로 제한한다.
정부는 특례수입 절차를 통해 렘데시비르를 국내에 들여왔다.
특례수입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상황에서 관계 부처의 요청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번 계약의 도입물량 등 구체적인 내용은 길리어드사와의 계약조건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달까지 무상공급 물량을 우선 확보하고, 다음 달부터는 가격협상을 통해 구매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의료지원을 받는 환자 치료에 드는 렘데시비르 가격은 2340달러(280여만원)며, 정부 지원 없이 민간 건강보험에 가입한 환자의 치료에는 총 3120달러(약 375만원)가 들 예정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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