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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헤더, 야구만의 매력일까 고충일까 [송용준 기자의 엑스트라 이닝]

입력 : 2020-06-25 20:23:01 수정 : 2020-06-25 21: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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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해진 일정 탓 부상 위험 높고 / 투수 운용 차질… 감독들은 난색 / 엔트리 추가… 유망주에겐 기회 / 하루 두 경기 보는 팬 ‘기쁨 두배’ / 각종 진기록도 쏟아져 흥미 더해
롯데와 KIA의 경기가 예정됐던 지난 24일 부산 사직구장에 비가 내려 그라운드에 방수포가 깔려있다. 이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25일 더블헤더로 편성됐지만 더블헤더 2경기 모두 비로 열리지 못했다. 부산=연합뉴스

흔히 축구나 농구 같은 격렬한 구기종목 선수들이 야구를 보고 “스포츠가 아니고 레저”라고 놀리곤 한다. 그 근거 중 하나가 하루에 두 경기를 치르는 ‘더블헤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초장기인 1890년대에는 하루에 3경기를 치르는 ‘트리플헤더’도 있었다고 하니 할 말은 없다. 대신 야구는 매일 경기를 치른다.

 

‘더블헤더’란 말은 두 대의 기관차를 단 열차에서 따온 말이다. 더블헤더가 생긴 이유는 미국의 넓은 국토 때문이다. 연기된 1경기를 위해서 다시 장거리 원정을 오느니 하루에 두 경기를 치르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빡빡해진 올 시즌 KBO리그도 더블헤더가 많다. 24일까지 이미 3차례 6경기가 더블헤더로 치러졌고, 25일에는 4회 8경기가 편성됐다. 하지만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IA-롯데 더블헤더는 우천으로 2경기 모두 취소됐다. 종전 하루에 더블헤더로 8경기가 열린 것은 총 10차례가 있었다. 가장 최근은 2009년 5월17일이었다. 또한 이전까지 KBO리그에서 더블헤더가 치러진 것은 617회 1342경기였다.

 

사실 감독들은 더블헤더를 무척 싫어한다. 일단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크다. 특히 1차전 후 30분 뒤에 2차전이 시작돼 식사를 제대로 못한 선수들은 근육 손실이 있어 햄스트링을 다치기 쉽다. 이에 더해 더블헤더는 투수운용이 어렵다. 다음 날이 휴식일이 아닌 이상 하루에 많은 투수를 쓰면 이후 경기까지 지장이 생긴다. 대신 1명씩의 추가 엔트리가 생겨 유망주들에게 더블헤더는 기회다.

 

반면 하루에 2경기를 본다는 것은 팬들에게는 매력적이다. 또한 진기록도 많아 더욱 흥미롭다. 특히 투수 쪽이 그렇다. KBO리그에서 더블헤더로 하루에 2승을 챙긴 경우는 문희수(해태)가 1988년 9월1일 전주 롯데전에서 1차전 구원승에 이어 2차전 선발승을 챙긴 이래 총 5번이 있다. 나머지는 모두 구원으로만 2승이다. 하루에 투수가 1승1패를 기록한 경우도 6번이 있다. 이 중 오봉옥(쌍방울)은 1996년 8월31일 수원 현대전 1차전에서 구원패를 당한 뒤, 2차전에 완봉승을 거뒀다. 당시 2차전 예정선발은 김원형이었지만 1차전 패배에 분을 못 이긴 오봉옥이 자원등판해 역투했다. 또한 더블헤더에서 2세이브를 올린 것은 모두 36차례로, 그중 진필중(두산·KIA)이 가장 많은 7번을 챙겼다.

 

송진우(한화)는 더블헤더 2세이브(1990년 5월10일 대전 LG전)와 2승(2003년 9월19일 대전 LG전)을 모두 거둔 유일한 투수다. 오승환(삼성)은 메이저리그에서 하루 2세이브를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 소속이던 2016년 7월21일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한국 선수 유일의 진기록을 남겼다.

 

타자 쪽을 보면 강기웅(삼성)은 1990년 5월19일 대구 LG전 더블헤더에서 하루 9개의 안타를 뽑아내 눈길을 끈다. 이승엽(삼성)은 2003년 5월15일 대구 LG 1차전과 2차전에서 2개씩 홈런을 날려 4연타석 홈런 주인공 박경완과 함께 1일 최다홈런 타이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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