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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 대신 체온 체크… 짝꿍 사라져… “학교가 달라졌어요”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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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6-28 10:00:00 수정 : 2020-06-28 13: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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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 만의 등교개학 이후… 코로나가 바꾼 학교 풍경
장은서 학생이 이동수업 도중 복도에서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를 만나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뒤늦은 등교개학이 각급 학교에서 순차적으로 시작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지난달 20일 고3을 시작으로 지난 8일 중1, 초5∼6학년까지 4차례 등교개학이 이뤄졌다. 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학교 풍경은 이전과 사뭇 다르다. 학생도, 교사도 모든 게 낯설기만 하다.

서울 선정고등학교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지도를 받으며 한 줄로 교문을 통과해 걷는다. 중앙현관에 설치된 열 감지 카메라도 달라진 학교 풍경을 실감 나게 한다. 누군가는 늦어서 뛰고 삼삼오오 재잘거리며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등교하던 평범한 모습이 오히려 아스라이 느껴지기만 한다.

 

아침 조회 시간 책상은 시험대형으로 벌어져 있다. 짝꿍도 사라져 버렸다. 박선혜 2학년 9반 담임 교사가 학생들의 체온을 재기 시작한다.

“출석부 이름 체크 대신 하루 2번 등교 직후와 점심시간에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해요. 현관에서 열 감지 카메라를 통과하지만 학생들의 개인 온도와 기침, 콧물, 두통, 인후통 증세 등을 자료로 남겨 놔요.”

학생들이 간격을 두고 앉아 영어수업을 받고 있다.

체육 수업 시간 밖으로 나온 학생들은 마스크를 쓴 채 1m 이상 거리를 두고 간단한 체조를 한다. 이번 시간 수행평가는 배구 토스다. 체육교사 말에 학생들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마스크를 쓴 채로도 할 수 있는 운동이라 다행이라는 표정이다.

박선혜 2학년 9반 담임 선생님이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학생들은 체육시간에 뛸 수 없고 음악시간에 노래를 부를 수 없다. 아침 일찍 교문을 지나 현관까지 10m 간격으로 선생님들이 서서 지도를 하고 점심시간엔 테이블마다 선생님들이 거리두기를 강조하며 서 있다. 쉬는 시간 복도에는 이동수업과 화장실 사용을 제외한 학생들의 모습은 잘 보이질 않는다.

1학년 텅 빈 교실에서 한국사 선생님이 온라인 수업 자료를 만들고 있다. 등교인원이 3분의 2 이하로 제한된 선정고의 경우 고3은 매일, 1학년과 2학년은 격주로 번갈아 등교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래선지 1학년 교사들은 학생들이 없는데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점심시간에 학생들이 접촉 최소화를 위해 지그재그로 설치된 투명 칸막이 안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고3 학생들은 11시부터 점심을 먹기 시작한다. 반별로 시간을 나눠 입장한다. 학생 간 접촉 최소화를 위해 투명 칸막이를 설치하고 지그재그로 앉는다. 대화는 금지다. 고3 학생들의 식사가 끝날 무렵 고2 학생들이 식당을 찾는다. 평소 식사시간의 2배 이상이 걸린다. 그나마 1학년 학생들이 없어서 가능한 일이다.

이동수업 도중 장은서 학생이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를 만나 코로나식 인사를 나눈다. 반가움에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 애써 돌아선다.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장양은 요즘 고민이 많다. 곧 돌아오는 학교 축제를 준비해야 하는데, 열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학생들이 중앙현관에 설치된 열 감지 카메라를 지나 등교하고 있다.

“등교개학 전에는 온라인 수업을 듣고 독서실에 가서 공부했어요. 다른 학교는 등교 첫날부터 확진자가 나와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돌아간다고 하는데, 우리 학교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학교에 나와 선생님 얼굴 보고 질문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 생각하는 수업은 온라인 수업과 너무 다른 거 같아요.”

한국사 선생님이 온라인 수업 자료를 만들고 있다.

지금 고등학교의 모습이다. 완벽한 방역은 불가능하지만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손 씻기 등을 통해 학생과 교직원은 수칙을 지키며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 종식과 즐거운 학교생활로 돌아가기를….

 

사진·글=이재문 기자 m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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