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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교사 “활기없는 ‘강의중심' 등교수업…교육효과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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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6-23 11:35:57 수정 : 2020-06-23 11: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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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역 어려움에도 전학년 등교에 사활" 지적
최근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이 학교 6학년 학생, 교직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학교가 엄격한 방역 지침 테두리 내에서 등교수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현 등교수업 방식의 교육적 효과가 온라인 수업보다 낫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격한 교내 ‘거리두기’ 방침 안에서 사실상 ‘강의 중심 수업’만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이봉수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은 23일 오후 2시 서울교육청연수원에서 열리는 대통력직속 국가교육회의 주관 ‘코로나 이후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위한 현장 포럼’ 발제문을 통해 “등교수업의 장점은 상호성, 활동성, 우정을 나누고 도덕성을 배우는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현재 방역 우선 원칙 속에서 이뤄지는 수업 활동은 활기 없는 강의 중심 수업”이라며 “등교수업이 온라인수업보다 어느 점에서 더 교육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하고 반문했다. 

 

이 위원은 “교육부의 등교 강행은 온라인 수업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정부는 한국의 온라인 인프라 역량을 자랑하며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면서도 지금은 방역의 어려움에도 모든 학년의 등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스스로 온라인 수업을 보완재 정도로 여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초등 저학년의 경우 보육 문제를 학교가 떠안은 데서, 고교의 경우 관찰된 것만 기록할 수 있는 생기부 지침에서 등교가 시작됐다”며 “초등 고학년과 중학교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만 하는 교육 행정에서 등교가 시작됐다. 경직된 교육과정, 출결, 대입 중심의 여론 등이 외부압력으로 작용해 등교를 재촉했다”고 비판했다. 

 

22일 광주 북구 한 학교에서 행정복지센터 방역반원과 북구보건소 직원들이 방역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학교과정 이수기준 ‘출결’에서 ‘성취’로 바꿔야”

 

이날 온라인 수업 장점을 살리기 위해 학교 교육과정 이수 기준을 기존 ‘출결’이 아닌 ‘성취 여부’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예정이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실천교육교사모임 민천홍 부대변인은 발제문을 통해 “원격수업은 학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 개별화 학습 가능성을 높혀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출석만으로 이수와 졸업이 결정되는 현행 방식은 학생의 능동적인 참여와 의미 있는 개별화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사들은 원격수업 기간에 전화 이외 독려 수단이 없는 가운데 학생의 교육적 성취보다는 출결 자체만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콜센터 직원’ 역할을 했다”며 “학생들이 앉아 있거나 접속하는 것을 넘어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의 이수 기준을 시수나 출결로 하는 체계를 벗어나 성취기준 도달 여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업 시수에 대해서도 “시수에 맞춰 진도를 나간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성취기준 관련 상호작용 수행과 도달 여부를 통해 시수를 산정하는 것을 상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3 “교육부 주관 대입 대책 나와야”

 

현직 중학교 교사인 김미영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연수위원장은 발제문을 통해 온라인 교육의 불공정 문제를 언급하면서 공공 영역의 온라인 수업 콘텐츠 개발을 강조했다. 그는 “급작스럽게 호출된 온라인 교육은 공정한 배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가정에 어떤 성능의 기자재가 있느냐에 따라 교육의 질이 확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또 보호자의 부재는 단순히 가정에 어른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다문화나 조손 가정은 최소한의 도움도 받기 어려운 취약한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온라인 수업 콘텐츠에 있어 자칫 온라인 사교육화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이고 공적인 온라인 수업 콘텐츠 개발이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찾아가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고3 재학생도 참여해 교육당국의 대입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낼 예정이다. 명일여고 학생인 김윤아양은 “지금 등교 개학을 해서 5, 6월 모의고사, 중간고사까지 본 상황이지만 고3 학생들과 담임선생님 등 여러 선생님들은 대입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나오지 않아 아직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라며 “당장 입시를 준비하는 고3으로서 입시에 대한 대학별 발표보다는 교육부 주관의 체계적인 방안 발표가 나온다면 지금보다 편한 마음을 가지고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학생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누구에게나 공정한 입시, 평가 제도가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포럼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30분까지 국가교육회의 유튜브를 통해 무관객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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